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쌍용건설·대한해운 등 줄줄이 퇴출 위기

■ 확산되는 상장폐지 공포<br>코리아퍼시픽 5호 등 선박펀드도 감사의견 거절 잇따라


오는 3월 말 상장사들의 감사보고서 제출 마감을 앞두고 증시에 상장폐지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에 참여했던 롯데관광개발은 2012년 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 대해 외부감사인 대성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아 증시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 감사의견 거절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이달 27일까지 이의 신청을 제기할 수 있지만 전례를 보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대성회계법인 관계자는 “용산 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롯데관광개발이 투자한 드림허브프로젝트 보유 지분이 자산으로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들어 거절 의견을 낸 것으로 안다”며 “이를 손실 처리하면 롯데관광개발은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이날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고 회사재산보전처분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선박펀드들도 줄줄이 상폐위기에 놓였다. 코리아퍼시픽 05호ㆍ06호ㆍ07호는 최근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거래소의 상장폐지 기준에 걸리게 됐다. 선박펀드는 보통 투자자들과 은행의 차입금으로 자금을 끌어 모아 선박을 구입한 뒤 용선사에 빌려주고 용선료를 받아 투자자들에게 분기마다 분배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해운업 불황으로 중국 용선사로부터 제때 용선료를 받지 못해 분배금은커녕 선순위대출 은행에 이자도 갚지 못하고 자본금을 까먹으면서 완전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다. 앞서 코리아퍼시픽 05호의 주요 주주였던 범 LG가 3세들은 감사의견 거절 공시 전 보유 지분을 대거 매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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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지만 내부결산 시점에서 자본잠식 등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증시 퇴출이 예상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4,114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자본금 1,488억원을 모두 까먹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자본잠식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상태로 자산을 팔아도 부채를 갚을 수 없는 상황을 말한다. 쌍용건설은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인 4월 1일까지 사유해소를 입증하는 재무제표와 외부감사인의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된다. 대한해운과 한일건설, 웅진홀딩스,오리엔탈정공도 자본전액잠식으로 상장폐지의 기로에 서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상장사가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오리엔트프리젠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7억711만원으로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상태다. 거래소는 지난 2008년 ‘상장·퇴출제도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5년 연속 영업손실을 낸 기업들은 실질심사 대상에 올리지 않고 자동으로 상장폐지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증시 퇴출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자 일부 상장사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며 살아남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한 대한해운은 15대1의 감자와 채권단을 대상으로 출자전환을 실시할 예정이다. 감자를 하게 되면 기존주주들의 보유 주식이 줄게 되지만 자본금도 감소해 자본잠식 탈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오리엔탈정공과 쌍용건설도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통해 자본잠식률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이 끝나는 4월부터 우려 기업들의 상장폐지와 정리매매가 현실화 될 수 있다”며 “이들 기업에 대한 재무구조 개선책들을 꼼꼼이 살피는 것은 물론 투자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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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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