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끝에 확정된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노·사·정이 대립하고 정치권까지 마찰을 빚고 있다. 이로 인해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하기에도 바쁜 연말이 긴장과 갈등으로 달아오르면서 어수선하다.정부가 확정한 노동관계법 개정안에 대해 노사양측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면서 총 파업과 정면대응으로 맞서고 있어 대충돌이 예상된다. 여기에 정치권도 국회처리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노동법 개정안이 표류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노동계는 정리해고제 변형근로제 대체근로제 등 3제와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조항에 반대하면서 총파업을 결의하고 나섰다.
재계는 복수노조 허용과 제3자 개입금지 조항 폐지등에 반대하고 정부에 보완을 요구하면서 노조의 파업엔 정면 대응하기로 했다. 참여와 협력이 없는 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은 또 내년 대선의 표를 의식, 양쪽 눈치보기를 하면서 뜨거운 감자를 손에 쥔듯 남의 일처럼 뒤로 물러서고 있다.
국가적 중대한 문제를 앞에 놓고 모두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자제력을 잃고 있다. 노동법을 빌미로 한 노동계의 총파업은 당위성도 찾아볼 수 없지만 불법이다. 노총과 민주노총의 선명성 경쟁이거나 노동계의 세력과시라고 한다면 더욱 국민의 호응과 지지를 받기 어렵고 비난만 살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에 불안을 가중시키게 된다. 기업과 근로자가 똘똘 뭉쳐도 어려운 고비를 이겨낼까 말까한 판국에 총파업까지 겹친다면 경제는 수렁으로 곤두박질치게 될 것이다.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연말 수출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우려의 한 가닥이다.
노동법 개정은 아직 국회심의과정이 남아있다. 불만의 반영과 보완은 국회로 모아져 논의되어야 한다.
정치권도 회피하거나 소극적으로 받아들일 일이 아니다. 노동법을 가지고 총선에서의 표를 저울질 할 일은 더욱 아니다. 21세기를 내다본 새로운 노사관계의 틀을 잡는 일에 눈치보기나 힘겨루기에 말려들어서는 안된다. 내년으로 미룰 일도 아니고 미룬다고 화합될 일도 아니다. 국회가 선택해야 할 기준도 역시 국가 경쟁력 강화와 경제활성화여야 하는 것이다.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민생이 불안한 속에서의 선거와 정치는 국민들로부터 평가받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