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아파트 분양가 협상이 29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됨에 따라 자칫 파행으로 치달을 뻔 했던 판교신도시 아파트 동시분양이 차질없이 예정대로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이날 성남시와 업계가 확정, 공고한 평당 분양가는 1,176만원선. 업계가 지난 16일 최초 분양승인 신청 당시 제시했던 것보다 57만원이나 낮춘 가격으로, 32평형 기준으로는 1,500만원 정도 인하된 금액이다. 업체 관계자는 “1주일이 넘도록 진통을 겪긴 했지만 분양가가 내려감에 따라 청약자들의 자금부담은 훨씬 줄어들게 됐다”면서 “하지만 그만큼 당첨자가 누리게 될 시세차익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어 청약경쟁률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분양가 1,500만원 내렸다 = 성남시에 따르면 6개 민간분양업체의 평당 분양가는 최초 분양승인 신청때의 평당 1,234만원보다 평당 57만8,000원 정도 낮아진 평당 1,176만2,000원선이다. 업체별로는 대광건영이 평당 1,237만원에서 1,154만7,000원으로 82만6,000원이나 가격을 내렸으며 EG건설도 평당분양가가 74만원이나 낮아졌다. 다른 업체들도 평당 38만~57만원 정도 가격을 낮춘 것으로 파악됐다. 평당분양가가 이처럼 낮아진 것은 지하암반 공사비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성남시측의 설명이다. 공사비가 많이 드는 무진동발파공법 대신 일반 발파공법으로 바꾸면서 암반공사비용이 10분의1 이하로 줄어들었다는 것. 또 슬라브 두께 증가에 따른 공사비ㆍ대출이자 등에서도 절감요인이 생겼다고 시측은 덧붙였다. 성남시측은 “평당 공사비가 줄긴 했지만 건축공사비와는 관련이 없는 부분인 만큼 부실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가격’이 단지간 경쟁률 변수 되지 않을 듯 = 민간 분양아파트 가운데 가장 비싼 단지는 12-1블록의 한림건설이다. 33D평형이 4억1,030만원(기준층 기준)으로 민간분양 6개단지 20개 평형 가운데 가장 비싸게 나왔다. 특히 이 아파트 33~34평형은 5개 단지 중 유일하게 모두 분양가가 4억원을 넘는다. 평당 분양가로는 1-1블록(건영)이 평균 1,194만6,000원으로 가장 비싸게 책정됐으며 2-1블록(한성종건)과 12-1블록(한림건설)이 각각 11,85만1,000원, 1,183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분양가가 가장 낮은 단지는 대광건영의 4-1블록이었다. 6개단지중 유일하게 24평형의 소형아파트가 포함됐기 때문으로 30평형대만으로 비교하면 16-1블록의 EG건설이 1,159만9,000원으로 가장 싼 것으로 분석됐다. 일선 중개업소들은 현재 분당신도시 32~33평형대 아파트 시세가 6억~7억원선인 점을 감안하면 당첨자들은 단순 계산으로 3억원에 이른 시세차익을 누리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원가연동제가 적용된데다 성남시와 업체간 분양가 조율 과정에서 대부분 단지들의 분양가 격차가 좁혀져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 동시분양에서는 각 단지의 청약경쟁률에는 ‘가격’ 자체가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입지여건 따져야= 전문가들은 가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4월3일부터 시작되는 청약에서 인기-비인기 단지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는 입지여건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동ㆍ서판교간 특징이 뚜렷이 구분되는 만큼 ‘생활=동판교’, ‘환경=서판교’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 분당신도시와 인접해 있는데다 서울 등 외곽지역과 연결되는 도로 접근성 면에서는 동판교가 유리하다. 각종 생활편의시설도 동판교에 집중 배치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동판교에서 가장 주목받는 단지는 15-1블록(풍성주택)이다. 1,147가구로 이번 동시분양 단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데다 에듀파크 조망권이 확보되는 단지다. 평당 분양가 역시 1,190만원선으로 다른 단지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높다. 서판교는 구릉지여서 쾌적성은 동판교를 압도한다. 대규모 근린공원이 서판교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쓰레기소각장 등 기피시설이 동판교에 배치된다는 점도 ‘쾌적함’을 고려하는 청약자들의 발길이 서판교로 몰리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공원을 단지 북쪽으로 끼고 있는 12-1블록(한림건설)이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