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경기 침체로 일감이 없어 놀고 있는 컨테이너 선복(계선) 비율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글로벌 해운사들의 항로 합리화 등의 영향으로 5,000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의 계선 비율이 높아졌으며 한진해운•현대상선 등 국내 선사들 역시 컨테이너선 가동률이 70% 안팎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해운 분석기관인 AXS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지난 23일 현재 전세계 컨테이너선대의 11% 수준인 143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가 운항을 하지 못하고 해상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는 AXS알파라이너가 조사를 시작한 후 최대 규모다.
특히 5,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의 계선이 두드러졌다. 이는 해운사들이 동계 노선 합리화 조치로 일부 선박의 운항을 중단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컨테이너선사들의 선박 가동률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의 지난 3ㆍ4분기 컨테이너화물 가동가능 물동량은 349만5,921TEU였으나 실제 가동 물동량은 231만4,484TEU로 평균 가동률은 66%에 그쳤다. 해운경기가 호황이던 지난해 1ㆍ4분기의 평균 가동량 75%에 비해 9%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현대상선 역시 3ㆍ4분기에 컨테이너화물 가동가능 물동량(249만3,423TEU)의 72.8%인 181만6,181TEU만을 수송했다. 이는 지난해 1ㆍ4분기 평균 가동량 74.38%보다 낮은 수준이다. 현대상선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컨테이너선박 61척(자선 22척, 용선 39척) 중 8척이 계선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사상 최고 수준으로 급증한 계선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5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AXS알파라이너는 "선사들의 선박 인도 스케줄 조정 및 향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바탕으로 했을 때 2011년 말까지 계선선박 수는 총 300만TEU에 달할 것"이라면서 "계선선박이 완전히 해소되는 데는 5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