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 中 日 바둑 영웅전] 흑이 고전한 원인

■ 비금도의 소년



콩지에가 흑95를 두었을 때 박영훈이 면밀히 계가를 해보더니 말했다. “백이 3집반 이기는 바둑이네요.”(박영훈) 신산 이창호를 능가하는 계산력으로 정평이 난 박영훈이다. 검토실의 프로들은 아무도 토를 달지 않았다. 딱히 해설할 것이 생각나지 않자 박영훈은 아마추어를 위해 뻔한 그림 하나를 사이버오로에 올렸다. 참고도1의 흑1 이하 백4가 그것이었다. 놓고 들어내게 하기 위해 흑 1점을 살리고 싶지만(흑95의 왼쪽에 연결해서) 백이 손을 빼어도 아무 수단이 없다는 것이 그 설명이었다. “콩지에가 너무 무기력하게 밀린 바둑이었어.”(유창혁) “제1국보다 더 일방적으로 밀렸어요. 도무지 힘을 못 쓰네요. 잘 둘 때는 상당히 잘 두는 사람인데….”(박영훈) “작년에 영훈이는 백중세를 보였는데….”(유창혁) “그냥 1승만 건졌을 뿐 저도 일방적으로 밀렸어요.”(박영훈) 얘기가 서반의 접전으로 돌아갔다. 이세돌이 좌변의 흑대마를 끊자고 들여다보았을 때 콩지에가 고지식하게 이어준 것이 때이른 패착이었다는 데 여러 고수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당연히 참고도2의 흑1, 3으로 탄력 있게 반발해야 했던 것이다. “콩지에의 흠이라면 너무 정직하고 고지식했다는 점일 거야.”(유창혁) “불쌍한 콩지에. 정직해서 패하다니.”(박영훈) 실전은 2백84수까지 진행되어 계가까지 치러졌으나 종반의 수순은 생략한다.(82, 88…64. 85…79.) 200수 이하줄임 백2집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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