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업공사가 전액 출자한 대한부동산신탁의 정상화 방안을 둘러싸고 성업공사와 채권단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채권단이 정부 개입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성업공사와 채권단은 지난 13일 제8차 운영위원회를 열고 대한부동산신탁의 워크아웃 방안을 논의했으나 양측 의견이 엇갈리면서 이 회사의 회생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한미은행 관계자는 『성업공사가 대주주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어 성업공사와 채권단간 협의 만으로는 정상화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부도를 막기 위해선 정부의 직접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업공사는 회계법인 아더앤더슨코리아가 마련한 경영정상화계획에 따라 대한부동산신탁 지분을 전부 소각하고 채권자로서 채권단의 안분 출자전환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업공사 관계자는 『아더앤더슨이 제시한 정상화방안을 토대로 기업개선계획을 제출하기로 했으나 아직 확정된 방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채권단은 『안분 출자전환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당초 대주주인 성업공사에 회계손실분 1,556억원 규모의 출자를 요구했지만 13일 회의에서 손실분의 50%만 출자해도 정상화방안을 재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대주주이자 채권자인 성업공사측에 강도높은 기업개선계획 수립을 요구하는 대신 지난 7월5일 만기도래한 원리금 상환일정을 한달간 유예했었다. 그러나 한미은행 등 채권단은 13일 공사측이 제출한 기업개선계획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오는 8월5일 만기도래일까지 의견을 모으지 못할 경우 대한부동산신탁은 부도 위기에 몰리게 된다.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