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통신업계 "해외사업 원점서 재검토"

글로벌 경기침체·환율급등 등 리스크 높아져 보수적 전략으로 수정<br>SKT 해외사업부문 독립회사 CIC 대수술<br>KTF 방글라데시 이동통신사 인수 포기<br>KT 와이브로 서비스 확대 "시장환경 봐가며"


통신업계가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의욕적으로 추진해오던 해외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등 대대적인 전략 수정에 나섰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어 전 세계적인 실물침체가 가시화되면서 KT, SK텔레콤, KTF 등 유무선 통신사들이 보수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전략 기조를 다시 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져 앞을 내다볼 수 없는데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투자 리스크도 크게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가장 왕성하게 해외진출을 벌여온 SK텔레콤은 우선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과 맞물려 사내독립회사 가운데 하나인 해외사업 CIC을 대폭 수술할 방침이다. 이 같은 결정은 올해 미국, 중국 등 해외 이동통신 사업에서 구조적인 변화가 생긴 데다 당초 예상보다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SK텔레콤은 미국 3위 이동통신사업자인 스프린트넥스텔를 인수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맺어 미국 통신시장에 직접 진출하려던 당초 계획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스프린트넥스텔 인수 또는 제휴를 추진했다고 밝힌 적이 없지만 사업기회를 다각적으로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SK텔레콤이 미국에서 스프린트의 이동통신망을 빌려 가상이동통신망(MVNO) 업체인 ‘힐리오’를 직접 운영했고, 지난해 11월 스프린트 측에 지분투자를 공식 제의했던 점을 들어 상당한 수준의 지분협상을 진행하다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이 심각한 경기한파에 직면하면서 SK텔레콤이 더 이상 미국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추진하기 힘들어진 게 인수 보류의 원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이규빈 SK텔레콤 재무지원실장(CFO)은 지난달말 기업설명회에서 “변화된 경영환경을 고려해 투자원칙과 기준을 명확히 하겠다”며 “최근 전 세계 경제 환경이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을 고려해 해외사업 추진을 더욱 신중하게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해외사업을 구조적으로 바꿀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성장성이 높은 신흥시장에 직접 진출을 꾀했던 KTF 역시 최근 방글라데시 A이동통신사의 경영권 인수를 포기했다. KTF 관계자는 “내년 글로벌 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공격적인 투자를 자제하는 등 해외투자 전략을 보수적인 관점에서 재정비하고 있다”며 “하지만 성장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당초 KTF는 올해 글로벌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방글라데시 외에 중동 등 2~3개 지역 진출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이후 이 같은 전략을 바꿔 지난 4월 이동통신 서비스를 개시한 말레이시아 ‘U모바일’에 집중, 가입자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어려울 때일수록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포석이다. 와이브로 서비스를 앞세워 중앙아시아 공략에 나서고 있는 KT도 내년 시장환경을 면밀히 분석하며 서비스지역 확대와 망고도화 투자 방안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KT는 지난달 우즈베키스탄 수도인 타슈켄트와 3개 도시에서 모바일 와이맥스(와이브로) 상용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내년에는 커버리지를 늘려 가입자 확대에 나설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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