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차관은 26일 고랭지 배추 주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름철 비상 절전으로 인한 생산 가동 차질과 현대자동차 부분파업 장기화 등이 산업 생산 등의 지표에 영향을 미쳐 3, 4분기 성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경제는 정부와 국회, 기업, 노조가 함께 뛰는 4인5각 달리기와 같다. 어느 한 주체가 같이 호흡 맞춰 달리지 않으면 한발짝도 전진하지 못하고 쓰러질 수 있다"며 "각 주체가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경제 활력을 빨리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시아 신흥국 위기 등은 하반기 한국의 경제 성장 전망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하반기 성장률 3% 중반 수준을 겨냥하고 연간 2.7%를 예상하는 전망은 크게 달라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 신흥국 금융위기 등으로 한국의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구조적인 노력을 많이 했지만 만약 급격한 충격요인이나 시장 자체의 변동성이 커질 조짐을 보일 때를 대비해 정부가 금융·외환시장을 안정시킬 여러 컨틴전시 플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시장의 변동성이나 불안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말할 수는 없지만, 정부가 늘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대비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단기적으로 불확실한 뉴스나 재료에 의해 시장이 변동하거나 불안심리가 확산될 수 있어 정부는 정확한 상황을 국내 투자자에 알리고 해외에도 한국의 금융·경제 실상을 알리려 노력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는 한 국가의 경제나 금융 체질을 개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물가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 1% 중반에 머물러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물가 안정 속에서 우리 경제가 느리게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국면으로, 디플레이션까지는 이른 단계로 본다"고 말했다.
추 차관은 이날 고랭지 배추 주산지인 강원도 평창 대관령과 강릉 안반덕을 방문해 산지 농민과 유통 관계자들을 만나 "배추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와 농협이 보유 중인 비축·계약 재배 물량을 집중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장마와 폭염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준고랭지 배추 가격이 높아지자 현장 방문에 나선 추 차관은 9월부터 본격적으로 출하가 시작되는 고랭지 배추의 작황이 양호해 배추가격도 점차 안정될 것이라는 현지 농협 관계자의 발언에 이같이 답변했다.
추 차관은 "비축물량은 도매시장 위주로 공급하고 계약재배 물량은 수요 분산을 위해 도매시장과 김치공장에 병행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계약 재배는 농산물을 일정한 조건으로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행하는 재배방법으로, 정부나 농협은 농산물 가격이 오를 때 출하시기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가격 조절에 나선다.
추 차관은 고랭지 배추가 차질없이 출하될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와 강원도, 농협 등 관계기관이 협력해 작황 관리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현장방문에서 제기된 사항을 향후 물가안정정책과 추석 민생안정대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다.
추 차관은 이날 현장을 둘러보고 "긴 장마와 폭염 때문에 배추 작황이 좋지 않아 장바구니 물가 걱정을 많이 하던 차였는데, 추가적인 기상 악화가 없다면 9월 초순부터는 정상적인 수급이 이뤄지고 배추가격도 오름세가 꺾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