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금융권은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과 통합건이 잇따라 예정돼 있어 그야말로 '빅뱅'의 한해가 될 전망이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통합이 사실상 내년 4월로 확정돼 있고, LG카드 매각 작업도 2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또 지난달 1일 지분매각 제한(Lock-up)이 해제된 외환은행도 내년에는 새 주인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LG카드와 외환은행 매각의 경우 금융권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국내외 유력 금융사들이 잇따라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내년 금융계를 달굴 '뜨거운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카드 이르면 상반기 매각 지난달 매각주간사를 선정한 산업은행 등 LG카드 채권단은 내년 1월 매각 공고를 내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뒤 이르면 상반기에 매각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LG카드는 자산규모가 11조원에 육박하는데다 실질 회원 950만명과 방대한 고객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M&A 대상으로 떠올랐다.
아울러 올들어 지난 3.4분기까지 누적순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알짜회사로변신했다는 점도 금융권의 구미를 당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 LG카드 인수전에 공식, 비공식적으로 뛰어든 금융사는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농협, 씨티그룹, 메릴린치, 테마섹 등이다.
특히 국내사 가운데 신한지주의 경우 신한, 조흥은행의 합병과 함께 LG카드 인수에 성공하면 국민은행과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일 수 있다는 점에서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 우리금융도 LG카드를 인수해야 금융지주사로서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점에서 황영기 회장이 직접 나서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LG카드는 정부 주도 금융기관의 지분이 유독 많아 시장 외적인 논리가작용할 여지가 많다는 것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민-하나, 외환銀 쟁탈전 내년 금융계 최대의 M&A 매물은 단연 외환은행이다. 자산규모가 70조원을 넘는데다 방대한 해외영업망을 갖고 있어 국내외 금융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대주주인 론스타펀드코리아(LSFK)가 국내외에서 인수업체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식적으로는 이를 부인하고 있어 외견상으로 외환은행의 매각작업은별 진전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하나은행이 인수 의사를 표명한데 이어 국민은행도 인수전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내년초부터는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가격이다. 론스타가 지난 2003년 10월 외환은행 지분 51%를 1조3천800억원에 인수했으나 현재 외환은행의 시가총액은 9조원에 달하고 론스타 지분도 4조5천억원으로 늘어났다.
지금 당장 팔아도 최소 3조원의 차익을 남길 수 있는데다 통상 매각대금의 30%정도로 추정되는 경영권 프리미엄과 코메르츠은행 및 수출입은행 보유지분 28%에 대한 콜옵션 행사차익까지 감안하면 매각차익이 5조원에 달한다.
금융계 관계자는 "외환은행 주가가 크게 올라 지분 매각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대주주가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현금동원 능력이 잇는 인수희망자가 등장하면 언제라도 급진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조흥 통합 마무리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지난 1일 월례조회에서 "조흥은행과의 법적 통합준비가 가급적 연말까지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 본격적인 통합작업을 예고했다.
두 은행은 이미 지난 3월 상품개발실을 시작으로 산업정보팀, 고객만족센터, 뉴뱅크추진실에 이어 지난 12일부터는 IT 본부도 통합근무를 실시하고 있으며 조만간모든 본점 부서를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통합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통합 은행명 결정, 두 은행직원들간 직급조정, 통합은행장 선정 등의 작업을 추진하고 있어 내년 4월에는 통합은행 출범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자산규모에서 국내은행중 4위와 5위인 신한은행(2004년말 기준 84조원)과조흥은행(68조원)이 합병하면 2위인 우리은행(119조원)을 제치고 단번에 2위로 올라서기 때문에 은행권의 판도에 큰 변화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