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빙 앤 조이] '한국의 알프스' 용평의 전설은 계속된다

메가그린 슬로프 등 최대시설 자랑…나이트클럽, 찝질방 변신 '새 명소'



드래곤프라자에서 곤돌라를 타고 20여분. 해발 1,458m 발왕상 정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곤돌라에서 내려 몇 걸음 내딛으니 용평스키장의 자랑인 ‘드래곤피크’가 성큼 다가온다. 드라마 ‘겨울 연가’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에게까지 명성을 높인 곳이다. 올 해는 스키어들에게 더 없이 반가운 해다. 강원도 원주의 오크밸리와 강원랜드 하이원 스키장이 잇따라 새로 문을 열면서 스키어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새로 개장한 강원도 오크밸리 ‘스노파크’와 강원랜드의 ‘하이원’ 스키장이 황제스키와 관광 열차 등을 내세우며 유혹하지만 국내 스키어들은 ‘구관이 명관’이라며 용평을 국내 최고 스키장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용평의 역사는 1960년대말 횡계리 대관령 목장과 인근 ‘지르메(언덕)’에서 리프트 없이 스키를 타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키를 메고 지르메 정상까지 30여분 땀을 찔찔 흘린 우리 국가대표 스키 선수들. 그들이 내려오는 데는 겨우 30초 걸렸다고 한다. 스키 리프트도 없이 고생한 국가대표팀에게 1975년 개장한 용평스키장은 말 그대로 ‘사막 속의 오아시스’보다 귀한 곳이었다. 백두대간 한 가운데 해발 700~1500m 청정고원에 자리잡은 용평리조트. 한국 대표 설경을 꼽을 때 둘째 가라면 서럽다고 할 대관령을 끼고 있어 ‘한국의 알프스’라는 애칭이 붙었다. 연평균 250㎝에 달하는 풍부한 적설량으로 우리 나라에서 가장 먼저 개장하는 스키장 가운데 하나다. 올해는 지난해 보다 사흘 빠른 지난달 13일 문을 열어 국내 스키장으로는 가장 먼저 스키어들을 맞았다. 용평스키장은 규모 면에서도 다른 스키장을 압도한다. 총 슬로프 길이만 해도 32km로 국내에서 가장 길다. 리프트 연장 길이도 14km로 단연 최고. 1,000m 이상 길이의 슬로프만 도 8개나 된다. 국내 최상급 스키어들이 입이 닳도록 칭찬하는 레인보우 슬로프를 내달리기 위해 타야 하는 ‘레인보우 곤돌라’는 왕복 7.4km길이로 정상까지 20여분이나 걸린다. 슬로프 면적도 34만평으로 국내 최고 넓이다. 지난해 개장한 메가그린 슬로프는 넓이가 180m로 스노우 보더 47명이 동시에 내려 올 수 있을 정도의 여유로움을 자랑한다. 최강 스키장 명성을 자랑하는 용평이지만 올해는 잔뜩 긴장했다. 주변에 오크밸리 스노파크와 강원랜드 하이원 스키장이 새로 개장하면서 혹시나 고객들을 내주지 않을까 조바심이 나서다. 이번 시즌부터는 중ㆍ상급자들이 즐기는 1.5km의 골드 파라다이스 슬로프를 야간에도 이용할 수 있게 조명탑을 설치했다. 기존 빌라콘도와 타워콘도에 이어 메가그린 슬로프와 인접한 곳에 338실 규모의 그린피아콘도미니엄을 새로 개관했다. 제설기도 올해는 70대나 보강했다. 용평 마니아들에게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로 느껴질 수 있는 곳은 찜질방 개장 소식이다. 찜질방이 새로 자리 잡을 곳은 바로 용평 스키장의 전설이었던 나이트 클럽 자리. 80~90년대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용평스키장 나이트 클럽도 시대 변화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한증막 찜질방에 자리를 내줬다는 소식엔 웃음을 감추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는 찜질방은 드래곤밸리 호텔 주차장 건너편에 조만간 개장해 용평스키장의 새 명소로 떠오를 전망이다./강원도 평창=홍병문기자hbm@sed.co.kr
40분간의 하늘 여행 '레인보우 곤돌라'
"스키를 좋아하는 아이들이야 신나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이야 무슨 재미가 있겠나."

아이들 손에 이끌려 스키장에 오긴 왔지만 스키 부츠 한번 신어보지 못한 부모들은 영 떨떠름하다. 하지만 용평에서라면 걱정할 필요 없다. 용평 스키장을 '욘사마 스키장'으로 만들며 일본과 동남아에 명성을 떨치게 한 바로 레인보우 곤돌라와 드래곤 피크가 있기 때문.

스키하우스인 드래곤 프라자에서 출발하는 레인보우 곤돌라는 발왕상 정상 부근에 위치한 스위스풍의 아름다운 건물 드래곤피크로 이어진다. 겨울연가 촬영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용평 스키장의 최고 명소로 떠올랐다. 100대의 8인승 곤돌라가 시간당 1,800명을 수송한다. 발 아래 펼쳐지는 백색 설원의 풍경에 감탄사를 터트리지 않을 수 없다.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멋진 설경을 뽐냈던 곤돌라 하차장 드래곤피크는 유럽 알프스 산장을 연상시키는 3층 목조건물. 이 곳에선 천년 주목의 군락지와 동해바다 일출모습, 대관령 오대산 일대 준봉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 온다.

용평스키장을 품고 있는 발왕산은 겨울 눈꽃 산행의 대표적인 명소다. 레인보우 곤돌라가 없다면 4~6시간 걸릴 정상까지 산행의 시간은 곤돌라 덕택에 30분이면 충분하다. 강풍 속에 흩날리는 눈가루를 뒤로 하고 정상으로 다가서면 어느새 하얀 눈꽃이 피어있는 주목군락지에 당도한다. 여름철에도 서늘한 날씨 탓에 긴소매 옷이 그리울 정도다.

◇교통

4개 정기 운행사가 매일 용평까지 왕복 운행한다. 정기운행사인 대원고속관광은 잠실역에서 용평까지 버스를 운행한다. 서울 및 수도권에서 출발하는 교통 패키지를 이용하면 리프트 주간권이 무료다. 교통패키지 가격은 기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보통 5만9,000원정도. 1588-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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