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전 GS샵에서 판매중인 눈 메이크업 전용 상품인 '아이갤러리'방송이 시작된 지 13분 만에 주문전화가 2배로 폭증했다. 쇼핑호스트가 '아이갤러리'에 포함된 '히팅뷰러 마스카라'를 시연하는 과정에서 눈썹 위에 이쑤시개 5개를 올리는 데 성공하는 장면이 노출되면서다. '속눈썹 고데기'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히팅뷰러 마스카라는 이후 지금까지 30만개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TV홈쇼핑이 톡톡 튀는 시연으로 닫혀 있던 고객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특히 지명도가 떨어지고 TV광고를 내보낼 여력이 없는 중소 업체들의 화장품이 재미를 보고 있는 것이다. GS샵은 21일 저녁 홈쇼핑에서 첫 선을 보이는 '시세이도 클렌징 오일 티스' 상품 방송에 귤껍질을 등장시켰다. 상품이 클렌징 오일인 만큼 화장을 지우는 세정력을 강조하기 위해 울퉁불퉁하고 거친 귤껍질에 메이크업을 한 후 이를 씻어내는 장면을 보여 준 것이다. 홈쇼핑 상품기획자(MD)와 쇼핑호스트, PD등이 한 자리에 모여 아이디어를 짜낸 결과였다. GS샵 관계자는 "백문이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홈쇼핑에서는 쇼핑호스트의 백마디 말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겨 주는 시연 하나가 상품 매출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시연에 사용되는 소품 하나를 바꿔 대박을 낸 상품도 있다. 모공 내 피지를 제거해주는 글로우스파는 초창기 하얀색 면봉으로 피지를 제거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고객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했다. 이후 시연 장면에 하얀색 피지 제거를 시각적으로 잘 볼 수 있도록 검정색 면봉을 사용하면서 매출이 급상승했다. 검정색 면봉을 사용한 후 글로우스파는 21만개의 판매고를 올리며 홈쇼핑 히트상품 2위에 이름을 올렸다. CJ오쇼핑도 뷰티제품인 오제끄 산소클렌저를 판매하면서 시연의 힘을 톡톡히 경험했다. CJ오쇼핑은 탤런트 이아현 씨가 출연해 화장을 하지 않은 민낯에 진한 립스틱과 워터프루프 마스카라로 낙서를 한 후, 그 자리에서 바로 산소클렌저로 세수를 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저절로 발생하는 미세한 거품으로 화장을 간편하고 깨끗이 지워준다는 이 제품의 특성을 알리기 위해 생방송 중에 메이크업을 지우는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박선희 CJ오쇼핑 이미용담당 상품기획자(MD)는 "낙서 시연이 끝나고 고객 콜 수가 4~5배 급증했다"고 말했다. 홈쇼핑 업계의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상품이 있어도 고객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한 시간 동안 다양한 시연을 통해 상품을 소개할 수 있는 TV홈쇼핑에서 대박을 내기 위해 일부 중소기업들은 홈쇼핑 시연아이디어를 짜는 팀을 별도로 운영하는 곳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