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1번홀 4퍼트… 위창수 날아간 첫 승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 최종<br>3타차 선두서 2타차 준우승에<br>미켈슨 6타차 뒤집고 통산40승


이 정도면 '괴담'이라고 불러야 할 수준이다. 3라운드 선두였던 선수가 마지막 날 6타 이상 뒤졌던 선수로부터 역전패 당하는 일이 3개 대회 연속 벌어졌다. 역전을 허용한 이들 선수는 모두 생애 첫 우승을 눈앞에 뒀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번에는 코리안군단의 위창수(40) 선수가 징크스에 고개를 떨궜다.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6,816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

위창수는 3라운드까지 2위에 3타 차, 우승한 필 미켈슨(42∙미국)에게는 무려 6타 차로 앞섰지만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해 2타 차이로 우승컵을 내줬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위창수는 통산 5번째 준우승에 머물며 생애 첫 PGA 투어 우승을 아쉽게 또 미뤘다.


문제는 부담감이었다. 163번째 출전 대회에서 우승을 노린 위창수는 이날 어렵지 않은 1번홀(파4)에서 흔들렸다. 10m 남짓한 거리를 4퍼트로 마감해 더블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6번홀까지 4타를 잃은 반면 미켈슨은 2∙4∙5번홀 버디와 6번홀(파5) 이글로 맹타를 휘둘러 6타 차 공동 4위에서 단숨에 3타 차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1타를 만회한 위창수는 16번(파4)과 17번(파3), 18번(파5) 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으며 반격을 펼쳤지만 전반 부진 탓에 미켈슨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었다.

관련기사



'3라운드 선두의 굴욕'은 위창수를 포함해 3주째 이어졌다. 카일 스탠리는 2주전에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 최종일 7타 뒤졌던 브랜드 스네데커에 우승컵을 내줬다. 스탠리는 지난주 피닉스오픈에서는 반대로 8타나 앞서 있던 선두 스펜서 레빈(이상 미국)에게 악몽을 안기며 우승했다.

한편 미켈슨은 페블비치 대회에서 이글 1개에 버디 6개로 8타를 줄여 지난 1998∙2005∙2007년에 이어 네 번째로 이 대회의 정상에 올랐다. PGA 투어 개인통산 40승을 채운 미켈슨은 40승 이상을 을 거둔 역대 9번째 선수가 됐다. 우승상금은 115만2,000달러.

미켈슨은 지난해 4월 휴스턴오픈 우승 이후 10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부진에서 벗어났다. 특히 타이거 우즈(37∙미국)와의 맞대결에서 이날만 무려 11타 차 압승을 거뒀다. 과거 우즈에 끌려 다녔던 미켈슨은 2007년 도이체방크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우즈와 벌인 최근 5번의 최종 라운드 같은 조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4타 차 3위로 출발한 우즈는 공동 15위(8언더파)로 밀렸다. 미켈슨은 최근까지 괴롭혔던 퍼트 난조도 털어냈다. 지난해 샤프트 길이가 긴 벨리 퍼터를 고려할 정도로 고생을 했던 그는 이번 대회 내내 라운드당 퍼트 수를 30개 이내로 유지했다. 짧은 퍼트는 거의 놓치지 않았고 12번홀(파3) 9m, 15번홀(파4) 12m 등 먼 거리의 파 퍼트를 잇달아 성공시켜 동반한 우즈의 기를 꺾어 놓으며 우승까지 치달았다.

재미교포 케빈 나(29)는 공동 5위(11언더파)로 대회를 마감, 지난주 피닉스오픈에 이어 2주 연속 5위 안에 들며 상승곡선을 그렸다.

박민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