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硏 "국내자본 은행지분 소유규제 완화"

"증시중심 시장구조 무리‥우량기업 집중지원" 주장

대표적 재벌계 싱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가 산업자본을 비롯한. 국내 자본의 은행 지분 규제에 대한 완화 주장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 이유는 정부가 제시한 자본시장 중심 금융시장 구조 재편이나 사모 투자 전문회사(PEF)의 활성화 가능성이 희박하고 외국인의 금융시장 잠식이 우려 된다는 것이지만 산업자본과 금융 소유의 폐해와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는 상태에서이같은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9일 내놓은 「금융구조의 효율화 방향과 과제」라는 제목의 CEO리포트를 통해 "외국자본을 견제하고 산업과 금융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자본의 지분 소유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행 은행법은 시장에서 산업자본이 자신의 감시를 맡는 은행을 소유할 경우 발생할 이해상충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해 비금융 주력자(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를10%까지 허용하되 4% 이상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연구소는 증시 중심의 미국식 금융구조가 은행 중심의 일본,독일형 '관계지향형'구조보다 반드시 우월한 것은 아니며 한국은 국내 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중이 54%에 불과하고 투자은행이나 신용평가기관과 같은 자본시장 인프라가 미흡해 자본시장 중심 금융구조를 만드는 것은 단기는 물론, 장기적으로도 무리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가 내놓은 PEF 활성화 방안도 연기금의 투자 기피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규제로 활성화 가능성이 낮다고 비판적 입장을 내비쳤다. 연구소는 특히 한국이 관계지향형 금융시장 구조를 창출해야 하는 이유로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하려면 다수의 국내 기업을 '글로벌 우량기업'으로 키워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금융기관의 집중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꼽았다. 반면, 증시 중심 시장구조하에서는 외국인 주주를 중심으로 기업에 장기적 성과보다 단기 실적 개선을 요구하고 경영권 위협과 과도한 배당요구로 증시를 통한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또 은행 지분 소유에 대해 국내 자본에만 역차별이 존재하는 가운데 외국계 은행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국내 기업의 신용 이용 가능성이 축소되고 장기적 협력관계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권순우 수석 연구원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규제를 일정 수준만 완화해야 하는지, 아니면 경영권 소유를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피력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고 "다만 '역차별 해소' 등의 차원에서 이 문제를좀 더 중립적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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