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대 기업 투자계획 조사 발표

한파를 재촉하는 눈이 내린 후 체감 온도는 더욱 떨어지고 있다. 할아버지, 아들, 손자 3대가 모여 가족간의 훈훈한 정을 나누는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예년 같은 분위기는 기대하기 어렵다. 집집마다 오륙도에서 이태백으로 이어진 대규모 실업에다 가계 빚까지 겹쳐 살림살이는 더욱 빠듯해 졌기 때문이다. 백화점, 할인점 등 유통업체들은 그야말로 울상이다. 설 연휴를 맞아 대대적인 신년세일을 펼치고 있지만 매출 부진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설 대목 수요가 일지 않자 과일, 수산물 등 제수용품 가격이 떨어지는 기현상마저 벌어진다. 특히 기업들은 고가접대에 대한 증빙자료 의무화 조치로 설 선물용 지출을 억제하고 있다. 개인들로서는 쓸 돈도 없지만 돈이 있어도 지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금 수요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설 관련 현금수요는 4조원으로 지난해의 4조3,000억원에 비해 1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기가 나쁘지만 그래도 경제를 살리려는 노력은 지속된다. 관세청은 설 연휴기간에도 기업들의 수출입을 지원하기 위해 24시간 통관체제를 가동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19일 전경련 회장단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갖고 경제 살리기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회장단은 이날 간담회에서 기업투자 애로 해소 및 노사관계 안정 대책을 주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자원부는 19일 200대 기업의 올해 투자계획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아직은 경기가 회복 초기 단계인 탓에 본격적인 투자확대는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해외에는 투자해도 국내에서는 투자를 억제하는 게 최근 세태다. 산자부는 이날 외국인투자 전문인력 양성계획도 발표한다. 현재 정부는 외국인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프로젝트 매니저 육성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한국은행은 20일 민간 경제전문가들을 초청해 경제동향간담회를 갖는다. 올해 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이 `일자리 창출`인 만큼 주로 고용 확대 유도 방안에 대한 의견이 교환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지난해 국내은행 영업실적을 발표한다. 지난해 카드사 합병, LG카드 문제 등으로 부실이 늘어 은행의 수익은 전년보다 크게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살림 형편은 어렵지만 희망은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가족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아픈 마음을 달래주는 그런 설 연휴가 되기를 바란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관련기사



정문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