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그룹 배제론’을 놓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대통합 논의가 삐걱대면서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통합신당)을 중심으로 한 ‘소(小)통합’ 논의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공식적으로 대화의 여지는 남아 있지만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 대통합 논의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이에 따라 통합신당과 민주당간에 물밑 교섭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통합신당은 양당이 ‘신설 합당’ 형식으로 통합한 뒤 열린우리당 이탈세력과 합치는 방식을 선호하는 반면 민주당은 통합신당과의 직접 협상보다는 ‘중도개혁세력통합추진협의회(중추협)’를 통한 논의에 무게를 두고 있어 ‘동상이몽’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내세운 ‘특정그룹 배제론’도 통합 논의의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정 인사들과 이념성향 그룹을 배척하면 통합의 스펙트럼이 좁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반(反)한나라’ 통합의 근본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강봉균 통합신당 의원은 15일 “대통합을 추진할 때 배제대상을 너무 구체적으로 제한하는 것보다는 이념성향을 분명하게 노출한 소수 인사를 제외하고 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박 대표의 주장을 비판했다. 민주당 한 의원도 “박 대표가 지나치게 컬러가 분명한 정당을 지향하면서 통합의 조건과 기준을 엄격히 적용한다면 통합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이날 “특정세력은 안된다는 것은 분열적 행태”라며 박 대표에게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한 탓을 박 대표에게 돌리면서 통합 논의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서혜석 대변인은 “박 대표는 통합이 아닌 분열을 선택했다”며 “우리당 일부에 대한 배제는 국민의 명령을 무시한 것으로 박 대표는 지분에 연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