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 은행들 리스크 커져 부실채권 늘면 등급 하향"

무디스, 영업환경 악화 경고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경제 부진 여파로 한국의 은행권 리스크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앞으로 국내 은행들의 영업환경이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1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0회 크레딧 리스크 컨퍼런스'에서 국내 은행들이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경기둔화 등의 여파로 테일리스크(Tail Risk)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테일리스크는 발생 가능성이 낮지만 한 번 발생하면 자산가치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리스크를 말한다.


최영일 무디스 부대표는 "현재 국내 은행권에 대한 전망은 안정적이지만 높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하락, 건설ㆍ해운업종의 침체 등으로 영업환경이 나빠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부대표는 "은행 산업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반기 동안 순손실이 발생하거나 부실채권 비율이 3%를 넘어서는 등의 신호가 발생할 경우 즉각 신용등급 하향 액션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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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컨퍼런스를 공동 주최한 한국신용평가는 금융업종 가운데 캐피털과 저축은행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이날 가계, 건설업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요소를 고려해 은행ㆍ신용카드ㆍ캐피털ㆍ저축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다. 은행은 여신잔액(817조원)에 비해 예상손실이 34조7,000억원에 불과하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0.9%로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사도 레버리지 비율이 6.8배로 위험수준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캐피털업체와 저축은행의 위험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캐피털업체는 레버리지 비율이 17.6배까지 치솟아 위험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저축은행도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0.5%에 불과해 리스크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윤기 한국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이사는 "은행업종은 평균적으로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양호한 상황이며 신용카드도 규제비율인 레버리지를 약간 초과해 큰 무리가 없다"며 "반면 캐피털업체는 평균적으로 레버리지가 17배까지 치솟아 위험성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고 저축은행도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너무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 이사는 "은행업종은 충분한 자본 완충력을 감안할 때 안정적이지만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간 지속되면 가계 여신과 관련해 모니터링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무디스는 한국 경제가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질 확률은 낮은 것으로 진단했다. 톰 번 무디스 부사장은 "한국 경제는 일본과 달리 지난 1990년대부터 성장률 둔화를 경험했고 극심한 거품경제도 나타나지 않았다"며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 둔화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것이지 일본식 장기 불황 조짐은 아니다"고 말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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