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중년을 바라보는 MS

파이낸셜타임즈 7월22일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발머는 “MS는 현대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것을 중요한 사명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그의 말처럼 혁신자로서 MS의 역할은 최근 들어 기술적인 면보다 금융적인 면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업종에서 특별배당을 실시하거나 주가안정을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정보기술(IT) 업종은 아직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에 매우 인색하다.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피터팬’처럼 말이다. 최근 MS는 올해 320억달러 규모의 특별배당을 하고 앞으로 4년간 자사주 매입과 연례배당에 440억달러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IT기업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에 인색하다는 시장의 통념에 비춰볼 때 성장기업으로서 MS의 체면을 깎을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MS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MS는 지난 회계연도에 380억달러의 매출과 160억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주식시장에서도 높은 주가배수를 적용받고 있다. 또 배당을 두 배로 늘린 후에도 MS의 이익은 시장평균보다 절반 가량 높다. MS는 내년이면 서른살이 된다. MS는 지난 2000년 회장과 CEO의 역할을 분리함으로써 이전보다 성숙해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해에는 사상 첫 배당을 실시하고 기업들 가운데 가장 먼저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등 보다 성숙한 면을 과시했다. 또 대부분의 기업들은 은행에 돈이 풍족하고 이익이 늘어나면 기업개혁에 소극적이기 마련이지만 MS는 올해 10억달러 규모의 경비절감계획을 발표했다. 투자자들은 IT산업이 거침없는 성장가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믿고 싶어한다. 그러나 IT산업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IT기업간 합병이 늘어나고 있고 구글이나 리눅스 같은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도전자들이 속속 나타나며 기존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MS도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인 SAP와 합병을 추진하면서 더 이상 독자적으로 예전의 빠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없음을 인정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빌 게이츠 MS 회장은 이를 부인했다. 조만간 구글이 주식시장에 상장되지만 구글은 배당에 나설 뜻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아직 IT기업과 투자자들 사이에 성장을 거부하는 ‘피터팬 신드롬’이 존재함을 나타내는 것이다. 스티브 발머 MS CEO는 투자자들이 기업에 보다 많은 요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MS는 일련의 기업개혁과 주주중시경영을 통해 IT산업에 좋은 선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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