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월마트 차기 CEO경쟁체제 도입

해외·내수CEO 멘저·듀크 공동부회장 임명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미국 월마트가 리 스콧 현 최고경영자(CEO)의 후계자를 뽑기 위해 2명의 부회장을 선임하는 등 차기 CEO에 대한 경쟁체제를 도입했다. 월마트는 그 동안 해외사업을 담당했던 월마트 인터내셔널의 존 멘저 사장과 국내시장을 맡았던 마이크 듀크 월마트 스토어 사장을 공동 부회장으로 임명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또 객관적인 경영성과 평가를 위해 해외 사업을 전담했던 존 멘저는 월마트 미국 지점을, 국내를 담당했던 마이크 듀크는 해외지점을 맡게 하는 등 둘의 사업분야를 맞바꾸었다. 월가(街) 전문가들은 월마트가 최근 기대 이하의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데다, 잇따른 집단소송과 노조결성 움직임 등으로 경영쇄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자 CEO 경쟁체제를 모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리 스콧은 지난 2000년 1월 CEO에 오른 이후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취임 이후 주가가 29%나 떨어졌으며 회사 내 입지도 크게 좁아진 상태다. 또 미국 내에서는 타겟 등 경쟁회사들의 도전을 시달려 왔고, 해외부분 영업이익 증가율도 2ㆍ4분기에 1% 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멘저는 지난 95년 벤 프랭클린 리테일 스토어에서 월마트로 자리를 옮겼으며 99년 6월부터 해외부분 대표로 활동해 왔다. 그는 재직 기간 동안 해외 판매 비중을 전체의 2%에서 20%로 높이는 등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그는 앞으로 월마트 전체 판매의 80%를 차지하는 내수 사업을 이어받아 점포관리과 전략수립 등 내수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지난 95년 월마트에 합류한 듀크는 물류와 관리부문을 거쳐 2003년 미국 시장을 담당하는 월마트 스토어부문 대표가 됐다. 그는 앞으로 멕시코ㆍ캐나다ㆍ중국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영국과 독일ㆍ일본시장 공략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월마트가 5억9,600만 달러를 투자해 일본 슈퍼마켓 업체인 세이부의 지분을 42%에서 50%로 높이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조사기관인 아메리카 리서치그룹의 브릿 비머 회장은 “월마트는 미래의 CEO들이 국내외에서 동등한 경험을 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이번 인사는 월마트가 해외 지점을 미국 사업장과 똑 같은 비중을 두고 취급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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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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