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넉넉한 자연의 품… 잠시 쉬어 가세요

볼거리 풍성한 강원 횡성

다람쥐들이 반기는 숲체원… 일출·운무 어우러진 태기산…

숲체원에는 데크 길이 조성돼 있어 장애인·노약자도 이용할 수 있다.

태기산 정상에서 바라본 북쪽 전경. 정상까지 도로가 나 있어 차량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횡성한우는 그 맛만큼이나 품질관리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횡성축협이 인증한 제품에만 횡성한우 마크가 붙는다.

청태산에 자리잡은 숲체원
정상까지 1㎞ 나무데크 설치
쉬엄쉬엄 오르며 피톤치드 듬뿍

삼한시대 태기왕 전설 깃든 태기산
지금도 성벽·집터 흔적 등 남아
변화무쌍 구름 춤사위도 장관



강원도 횡성(橫城)군은 이름처럼 가로로 길게 퍼져 있다. 그래서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이동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넓지 않은 듯하면서 실제로는 넓은 고장인 셈이다. 그렇게 가로로 놓여 있는 모습은 어떻게 보면 황소가 버티고 서 있는 모습과도 흡사하다. 그래서 그런지 횡성의 아이콘은 한우다. 한우에 더해 더덕과 찐빵도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다. 하지만 먹거리보다는 볼거리가 풍성하다. 볼거리로 치면 산도 높고 물도 맑다. 청태산, 태기산, 주천강 휴양림 계곡까지 광활한 자연은 일상에 지친 도시민의 방랑벽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서울에서 동쪽으로 두 시간 거리, 넉넉한 자연이 기다리고 있는 횡성이 있다.

◇숲체원=입구에 들어서면 내리막길 오른쪽에는 나무로 지은 건물들이 줄을 지어 서 있고 오른쪽으로 숲길 사이로 나무 데크가 보인다. 다람쥐들이 무시로 길을 가로지르며 손을 맞는 것이 숲체원의 풍경이다.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삽교리의 청태산 자락에 있는 숲체원은 해발 850m의 국유림 17㏊ 안에 둥지를 틀고 있다. 자작나무숲이 아름다운 숲체험 전문 교육연수시설로 청태산자락에 자리잡고 있는데 숲 가꾸기, 천연염색 등 다양한 생태체험학습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산 정상까지 1㎞의 구간에 나무 데크 길이 설치돼 있어 장애인도 휠체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지난 2010년 '한국관광의 별'로 지정된 이곳은 피톤치드 음이온 테르펜으로 가득 차 있어 삼림욕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연수 및 교육시설로는 연면적 7,500㎡에 성인 290명, 청소년 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생활관 52실(2인형 4실, 5인형 34실, 8인형 14실)과 대강당 한 곳, 중강당 한 곳, 강의실 세 곳이 준비돼 있어 세미나 및 연수를 하기에 적당하다.

◇태기산=해발고도 1,261m의 태기산은 횡성군의 최고봉으로 삼한시대 진한의 마지막 왕인 태기왕의 전설이 깃든 산이다. 태기산이라는 이름도 진한의 마지막 왕인 태기왕이 산성을 쌓고 신라 군과 싸웠다는 전설에서 비롯된다.

그래서인지 2,000년이 지난 지금도 태기산자락 골짜기에는 허물어진 성벽을 비롯해 집터·돌무더기 등을 수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식생을 살펴보면 물푸레·주목과 같은 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다. 청일면 신대리에 있는 송덕사 입구에서 시작해 시누대길을 타고 태기산에 오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돌무지들이 보이는데 이곳에 태기산성비가 세워져 있다.

태기산 정상에는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군에서 닦아놓은 도로를 이용할 수도 있다. 다만 정상 부근부터 경사가 심하고 군데군데 비포장도로도 있어 가급적이면 사륜구동차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경사가 급해지면 차를 세워놓고 도보로 오르는 게 좋다.

태기산 정상은 '둔내11경' 중 태기백운(泰岐白雲)이라고 하여 변화무쌍한 구름의 모습이 장관이다. 아침저녁이면 일출과 어우러진 운무나 낙조를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진가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횡성한우축제=대한민국 간판 축제 중 하나인 '횡성한우축제'가 오는 10월1~5일 닷새 동안 횡성읍 섬강둔치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횡성한우축제는 함평나비축제·이천도자기축제 등과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잡은 지 이미 오래다.

행사기간 먹거리마당에서 한우 전시판매, 시식 코너, 전통주막, 가족요리체험, 횡성군 대표음식 판매 등이 진행되며 문화마당에서는 학술세미나, 소 밭 갈기 체험, 로데오경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한편 지역홍보마당에서는 안흥찐빵 시식·판매, 농특산물 전시·판매가 진행돼 관광객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횡성한우는 그 맛만큼이나 품질관리가 까다롭기로 유명해 도축하기 전 일정 기간 지역에서 사육되면 브랜드를 부여하는 다른 곳과 달리 횡성축협에서 공급한 수정란으로 태어나고 관내에서 자라야만 횡성한우로 인증해준다. 다만 사료를 무엇으로 하느냐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다.


유동민 횡성축산업협동조합 주임은 "새끼를 낳지 않은 암소의 고기가 가장 맛있고 마블링으로 따지면 거세 수소가 최고"라며 "다른 지역의 경우 1등급 이상 한우 비율이 80%에 머무는데 횡성한우는 100%가 1등급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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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보면 조합에서 사육하는 횡성한우 종모우 명랑이(48개월)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씨수소라고 할 수 있다. 씨수소라고 하면 좋다는 사료를 다 챙겨 먹이고 암컷들에게 씨를 뿌리는 일만 할 것 같지만 명랑이는 비육을 위해 하루 9㎏의 사료를 먹는 일반 소들에 비해 3㎏이나 적은 6㎏만 먹는다.

사람으로 치면 다이어트를 하는 셈인데 그 이유는 식이요법을 통해 인공수정을 할 정액 생산을 활발히 하기 위해서다. 유 계장은 이에 대해 "자신보다 더 먹는 비육우들이 600㎏ 안팎인 데 비해 명랑이의 무게가 890㎏인 까닭은 우수한 유전자의 가치 때문"이라고 말했다. /횡성=글·사진 우현석 객원기자

<한우축제장 가는길>

■승용차편

영동고속도로 원주IC-횡성 방면-군청 앞 행사장

영동고속도로 새말IC-횡성 방면-군청 앞 행사장

중앙고속도로 횡성IC-횡성 방면-군청 앞 행사장

<횡성맛집>

■ 박현자네 더덕밥

박현자네 더덕밥집은 횡성의 대표 특산물인 더덕을 기본으로 한 한정식집이다. 거의 모든 메뉴에 더덕이 들어가는데 대표 메뉴는 3종의 정식이다.

박현자네 더덕정식이 3만원, 더덕정식이 1만2,000원이고 더덕불고기비빔밥 1만원, 더덕비빔밥 7,000원, 더덕구이 1만원 등이다.

음식 구성은 한정식과 비슷한데 반찬에 더덕을 비롯한 산나물이 많고 그에 곁들여 불고기·육회 등이 나오는 식이다. 산나물이 주재료여서인지 맛이 정갈하고 깔끔해 추천할 만하다. 횡성군 횡성로 59 (033)344-1116 ★★★★☆

<횡성맛집>장가네막국수

강원도에 가면 막국수집이 지천이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인 봉평에서부터 속초, 양양에 이르기까지 한다 하는 막국수집들이 즐비하다. 횡성에서는 그중 장가네막국수가 유명한 맛집이다. 이 집 막국수는 비빔막국수 한 가지인데 여기에 육수가 곁들여 나온다. 비벼 먹으면 비빔막국수고 국물을 부어 먹으면 물막국수가 되는 셈이다. 보통이 6,000원, 곱빼기는 8,000원, 사리 추가는 3,000원이다.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겠으나 비빔으로 끝까지 먹기를 권한다. 횡성군 횡성읍 옥동리 255-2 (033)343-83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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