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와보는 고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한 만큼 꼭 메달을 따고 싶어요.”
전남 순천에서 열리고 있는 제5회 세계청소년태권도선수권대회에 덴마크 대표로 출전한 투비아스 에센(17ㆍ사진 왼쪽)군과 샬롯트 비엘크(16)양의 각오다.
이들이 한국을 고국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16년 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덴마크로 입양됐기 때문. 이들은 지난 87년 8월4일과 88년 4월28일 출생해 각각 생후 3개월 만에 고국을 떠나 덴마크 가정에 입양됐다. 이제 건강한 소년과 소녀로 자라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처음으로 고국땅을 밟았다.
한국말이나 한국에 대해 거의 모르지만 양부모들로부터 에센은 본명이 ‘김영복’, 비엘크는 성은 모르고 이름만 ‘진’이라고 전해 들어 알고 있다. 이번 대회에 에센은 품새 부문에, 비엘크는 겨루기 라이트급에 각각 출전했다.
비엘크양은 “지난해 북유럽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는 등 국제대회에 3번 출전한 경험이 있는 만큼 메달 획득에 도전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번 출전으로 서로를 알게 됐다는 이들은 “고국이 생각보다는 덥지만 견딜 만하다”며 “앞으로 서로 격려하고 의지하겠다”고 말했다.
덴마크에는 8,000여명의 입양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총 인구가 500만명임을 감안하면 세계에서 우리 입양인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다. 순천시 팔마실내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태권도선수권대회는 12일 개막돼 오는 18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