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71위의 반란… 루키 이미림 '여제' 울리다

LPGA 마이어 클래식 연장 끝 박인비에 역전승

세계랭킹 29위로 수직상승… 멘털·파워 드라이버 강점

14개대회 만에 우승컵 품어

우승 정체 한국여자골프에 든든한 구원투수로 떠올라


정체 현상을 빚던 한국 여자프로골프가 든든한 새 동력을 얻었다. 미셸 위(미국) 같이 멀리 날리고 리디아 고(뉴질랜드)처럼 미래가 더 밝은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이 주인공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 이미림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의 블라이드필드CC(파71·6,414야드)에서 열린 마이어 LPGA 클래식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였다. 박인비(26·KB금융그룹)에 1타 뒤진 단독 2위로 출발, 최종합계 14언더파로 박인비와 동타를 이룬 그는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박인비를 꺾었다. 이 대회 전까지 이미림의 세계랭킹은 71위, 박인비는 3위였다. 23세9개월17일의 나이에 '71위의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지난 3월 JTBC 파운더스컵 공동 2위로 경쟁력을 확인한 이미림은 데뷔 후 14개 대회 출전 만에 단단히 사고를 쳤다. 우승 상금은 22만5,000달러(약 2억3,000만원). 시즌 상금을 41만4,000달러로 늘린 이미림은 상금 8위로 점프했고 세계랭킹도 71위에서 29위로 수직 상승하게 됐다.


이날로 한국 선수의 올 시즌 LPGA 투어 우승은 2승으로 늘었다. 한국계 선수로 기준을 넓히면 미셸 위의 2승과 리디아 고의 2승을 합해 6승이지만 그들의 국적은 미국과 뉴질랜드다. 지난해 10승을 합작한 한국 선수들은 올해는 6월 박인비의 매뉴라이프 클래식 우승뿐이었다. 더욱이 지난달 말 끝난 '여자골프 월드컵'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도 공동 3위에 그쳐 위기론까지 감돌았다. 국내 투어의 환경이 좋아지면서 미국 무대 진출 시도 자체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이미림이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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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투어에서 연장전 승리로 데뷔 첫 승을 챙기기는 지난해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의 양희영(25) 이후 처음이다. 어린 나이임에도 베테랑 못지않은 정신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이날 '골프여제' 박인비와 같은 조에서 우승을 다투면서도 이미림은 매 순간 특유의 눈웃음을 잃지 않았다. 벙커샷이 서툰 이미림은 연장 두 번째 홀인 17번홀(파4)에서 드라이버샷을 벙커에 빠뜨렸지만 가장 결정적인 순간 벙커샷을 핀 1.5m에 붙여 2억3,000만원짜리 버디를 성공시켰다.

이미림의 최대 무기는 남자 골퍼 안 부러운 드라이버샷이다. 평균 262.88야드로 올 시즌 8위에 올라 있으며 이 대회에서는 280.38야드를 날렸다. 2008년 국가대표를 지내고 2010년부터 4년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3승을 쌓은 경험도 빠른 첫 승의 밑거름이 됐다. 지난해 12월 퀄리파잉(Q)스쿨은 2위로 통과했다.

이날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해 박인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공동 선두가 된 이미림은 페테르센이 다음 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박인비와 결투를 벌이게 됐다. 박인비에게 연장전 2패(2승)째를 떠안긴 이미림은 신인왕 경쟁에서도 17세 리디아 고와의 격차를 682점에서 578점으로 좁혔다. 1위 리디아 고가 1,039점, 2위 이미림은 461점이다. 리디아 고는 5언더파 공동 12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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