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사고가 발생하자 안전행정부는 강병규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대본을 오전9시45분에 구성했다. 사고 발생 50분 만이다. 중대본은 이경옥 안행부 2차관을 차장으로 밑으로 해양수산부·교육부·국방부·해양경찰청·방재청의 국·과장급으로 꾸려졌다. 이날 강 장관은 사고 직후 진도 현장으로 급거 이동해 2차관이 중대본을 지휘했다.
중대본은 대형사고가 발생할 경우 구조와 원인, 치료와 지원 등을 조율하는 총괄지휘본부다. 하지만 이날 브리핑 때마다 안일한 대응으로 빈축을 샀다.
특히 이날 오후2시 브리핑에서는 구조자가 368명에 달한다고 밝혔지만 오후3시에는 구조자 숫자에 오류가 있다고 정정하면서 혼선을 부추겼다. 중대본은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벌이는 해경의 자료를 받는데 해경이 파악한 구조 숫자와도 큰 차이가 났다.
이날 중대본의 오류는 이뿐이 아니었다. 당초 오전10시에 있었던 1차 브리핑 때는 구조인원이 190명이라는 자료를 뿌렸으나 조금 지나 110명으로 수정, 발표하기도 했다. 또 이날 네번이 넘는 사고 브리핑에도 불구하고 사고 원인이나 구조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보다는 단순히 구조자 숫자만 발표해 빈축을 샀다. 이날 사고와 관련한 공식적인 브리핑은 중대본으로 일원화됐으나 결국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다.
중대본 관계자는 "구조활동이 군과 경찰, 민간 등으로 나뉘어 하다 보니 정확한 집계가 어렵다"며 "당장 구조에만 전념하다 보니 집계에는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구조자 숫자가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나오지 못하다 보니 이날 오전 몇몇 방송사들은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라는 대형 오보를 내 피해 학생 부모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만들기도 했다.
안행부 중심의 중대본이 이처럼 일사불란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은 안행부가 지난 2월에 방재청으로부터 재난업무의 상당 부분을 이관해오면서 별다른 노하우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중대본은 불과 2개월 사이에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를 포함해 두번이나 가동됐지만 실제 재난을 진두지휘하는 단계에서는 재난전문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중대본의 차장은 소방방재청장이 맡아왔으나 2월부터는 안행부의 2차관이 맡아오고 있다. 이는 현 정권이 출범하면서 국민의 안전을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기존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이름을 변경하면서 안행부의 안전 업무를 강화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정작 업무는 많아졌지만 인력 등은 충원되지 않은 셈이다.
정부부처의 한 관계자는 "안행부가 무리해서 안전 업무 역량을 키우다 보니 정작 이번처럼 큰 사고가 났을 때 중대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대본은 국가재난이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조직이라는 점에서 좀 더 체계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