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담뱃값 오르는데 끊자" 보건소 금연클리닉 북적

청소년부터 80대 노인까지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늘어

점심시간에도 금연 상담

성북구보건소 금연클리닉을 찾은 한 중년 남성이 일산화탄소 수치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제공=성북구보건소

20년 흡연경력의 직장인 박영철(56·가명)씨는 최근 딸의 권유로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찾았다. 박씨는 "평소 금연을 자주 시도했으나 채 일주일을 넘기지 못했다"며 "담뱃값도 오른다고 하니 이참에 확실하게 끊으려고 하는데 보건소에서 6개월간 체계적인 금연관리를 받으면 금연성공률이 높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담뱃값 인상 방침을 밝힌 후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보건소 금연클리닉이 북적거리고 있다.


정숙경 성북구보건소 금연상담사는 17일 "평소 금연클리닉을 찾는 인원이 하루 평균 15명 정도였으나 담뱃값 인상 발표 직후에는 30~40명까지 급증해 줄을 서서 기다렸을 정도"라며 "최근에도 평소보다 10명 많은 25명 정도의 상담을 하고 있으며 청소년부터 70~80대 어르신들까지 연령대가 매우 다양하다"고 말했다. 방문인원이 많아지자 이곳 금연상담사 3명이 돌아가며 점심시간에도 자리를 비우지 않고 금연상담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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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담배를 처음 접한 흡연경력 14년차의 김상태(31·가명)씨는 "평소 하루 반 갑 정도로 많이 피우지 않았는데도 체내 일산화탄소 수치가 높게 나와 놀랐다"며 "담뱃값도 오르는데다 내년에 출산 예정인 아내를 위해 금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금연상담은 흡연패턴과 니코틴 의존도를 파악하기 위한 금연클리닉 등록카드를 작성한 후 일산화탄소 측정의 순서로 이뤄진다. 김씨의 체내 일산화탄소 수치는 8ppm. 비흡연자의 일산화탄소 수치가 0~4ppm인 점을 감안하면 2배가량 높은 수치다. 담배를 많이 피울수록 체내 산소가 부족해져 상대적으로 일산화탄소 수치는 높아지며 흡연량이 많을수록 수치는 더욱 올라간다.

이곳에서는 6개월 동안 5~6회의 대면상담과 전화상담 서비스를 받게 되며 필요에 따라 금단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금연보조제를 처방 받게 된다. 금연이 가장 힘든 초기 6주간은 흡연 욕구가 제일 심해지는 점심시간에 보건소로부터 '담배야 물러가라, 금단아 사라져라' 등의 독려 문자를 매일 받게 된다.

금연클리닉의 관리를 받고 있는 직장인 최모(42)씨는 "점심 직후 담배 생각이 간절한데 때맞춰 오는 보건소의 문자가 금연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 상담사는 "요즘은 어릴 때부터 담배를 접하는 경우가 많아 흡연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자신의 의지만으로 담배를 끊기는 매우 힘들다"며 "자신만의 확실한 금연동기를 갖는 것이 중요한데 보건소에서 6개월간 체계적인 관리를 받게 되면 금연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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