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번주 고비‘소강국면’가능성/「DJ 비자금 폭로전」어디까지 갈까

◎신한국­“구태청산” 불구 당일각 악영향 우려/국민회의­맞대응 자제속 ‘정책대결’ 유도 입장DJ 비자금 폭로전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신한국당이 지난 7일부터 두 차례에 걸쳐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DJ 친·인척에 대한 거액 비자금관리 의혹을 제기한데 이어 「새로운 카드」를 준비중인 반면 국민회의는 정면 대응을 최대한 자제하되 결사항전 태세를 보여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그러나 국민회의 지도부가 신한국당 폭로전에 맞대응을 하지 않은 채 정책대결로 유도하기로 결정한데다 신한국당 일각에서 이같은 폭로전에 따른 악영향을 거론하면서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이번 주를 고비로 소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한국당 이회창 총재 진영은 『이번 국면에서 DJ에게 결정타를 날리지 못하고 여기서 밀리면 죽는다』는 벼랑끝 위기속에 검찰이 수사에 적극 나서도록 다각적인 채널을 통해 압박하고 있다. 신한국당 강삼재 사무총장과 이사철 대변인을 「악역」으로 내세우면서 뒷전에서 관전해 온 이후보가 그동안 침묵을 깨고 『DJ의 비자금 폭로는 단순한 인기만회를 위한 술책이 아니라 3김 구태정치를 청산하기 위한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부산과 울산지역을 순방중인 이총재는 이어 『김대중 총재의 비자금 사건은 정략적인 흠집내기 폭로극이나 선거에 유리하도록 정국을 전환하려는 승부수 차원이 아니라 낡은 정치의 껍질을 깨는 아픔을 감수하자는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야 강공을 계속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총재를 수행한 박관용 전 사무총장은 『DJ의 20억원+알파, 가족과 친·인척을 통한 치부의 부도덕성을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총재 측근으로 알려진 윤원중 의원도 『14일 대검찰청에 대한 국감때 가족들의 가·차명계좌를 공개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물론 신한국당 일각에서는 이번 DJ 비자금 폭로에도 불구하고 이총재의 국민적 지지율이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자 『DJ 비자금 제기에 적지않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DJ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기업체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전통적으로 탄탄한 지지기반인 재계를 비롯한 기득권층을 크게 자극한 처사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회의 김총재는 13일 기자회견을 자청, 지난 1주일 동안 전개된 신한국당의 비자금 폭로공세에 대해 해명 또는 적극적인 방어로 나섰다. 김총재는 처음 자신의 비자금 문제가 터졌을 때 보였던 긴장했던 모습과는 달리 비자금 폭로 이후에도 인기가 떨어지지 않고 지지율이 35% 안팎에 이르자 정면돌파 방식을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김총재의 이날 기자회견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다 집권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시점에서 이같은 무차별 폭로전이 펼쳐질 경우 이로울 것이 없다는 판단 아래 김영삼 대통령에게 폭로전 중단을 전격 요청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총재가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가장 중점을 두었던 점은 YS와의 단독회담이다. 그는 그동안 4자회담, 6자회담 등 다양한 방식의 영수회담을 제의했으나 성사되지 않아 매우 불안한 입장이다. 더구나 김총재는 이번 비자금 폭로가 DJ 집권을 막기 위한 신한국당 지도부의 단독 플레이가 아닌 청와대와 신한국당, 정보기관의 합작품으로 보고 다시한번 YS의 선거중립을 하소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는 것이다. 김총재는 현재의 정치구도를 유지하면서 수평적인 정권교체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김대통령의 역할이 절실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DJ 비자금 정국 해결은 투표권을 행사할 민심의 변화에 달려있다는 지적이 우세하다.<황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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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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