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386 출신 초ㆍ재선 의원 20여명이 이라크 전쟁과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미국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21일 발표할 예정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002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당시 민주당 의원 50명이 우려를 표시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적은 있으나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의사를 성명서 형태로 밝히기는 사실상 처음이어서 외교적 파문이 적지않을 전망이다.
송영길 우리당 의원은 20일 “미 의회 ‘9ㆍ11조사위원회’의 이라크 내 대량살상무기(WMD) 존재 논란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기초로 부시 행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준비 중”이라며 “당내 초ㆍ재선 모임인 ‘국가발전을 위한 새로운 모색’ 소속 의원을 위주로 20여명이 동참할 것으로 보이며 성명서는 21일 오전 중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의원은 또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는 직접 거론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이 문제로 동맹국들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이 같은 사태를 초래한 것은 부시 행정부의 일방적 외교에 기인하는 면이 있다는 취지는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성명서에는 부시 미 대통령에게 해명과 사과를 촉구하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알려진 데다 최근 이라크 추가파병과 주한미군 감축, 용산기지 이전 문제 등으로 한미관계가 민감한 시점이어서 미국측 반응이 주목된다.
의원들은 성명서에서 “9ㆍ11 테러에 있어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협력했다는 잘못된 정보로 인해 결과적으로 이라크 전쟁이 초래됐고 따라서 남북관계도 잘못된 정보로 인해 위기를 부추길 소지가 있다”고 지적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