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6일 오전 6시 30분께 서초동의 한 아파트에서 강모(48)씨의 아내(48)와 큰 딸(14), 작은 딸(8)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의 휴대전화로 ‘아내와 딸을 죽였고, 아파트에 가면 시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고, 확인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면서 “신고자는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강씨의 아버지는 119에 녹음된 음성이 강씨의 것이 맞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보이는 부인과 두 딸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강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노트 2장을 발견했다.
유서로 보이는 노트에는 “처와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나는 죽어야겠다”는 취지의 글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노트에는 생활고 관련 내용도 다소 있지만 아파트가 자기 소유였던 점 등으로 미뤄보면 그것만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는 판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강씨는 외국계 회사를 다니다 그만둔 뒤 지난 3년간 별다른 직장이 없었고 아내 역시 무직이어서 가끔 본가에서 생활비를 보태줬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빚이 있었는지 여부 등은 좀 더 수사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강씨가 동반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한 뒤 도주했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강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