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와 상관없이 과거 관행 등에 의해 불합리하게 부과되고 있는 은행 수수료가 폐지 또는 인하된다.
금융감독원은 9일 은행 수수료의 적정성 논란과 관련, 이같이 유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영업 마감후 자행 ATM(현금자동입출금기) 현금인출수수료 부과시점을오후 6시나 그 이후로 늦추도록 은행권에 권고하기로 했다.
또 ATM을 이용한 타행 송금수수료를 인하하고 타은행 타지발행 자기앞수표에 대한 추심수수료를 빠른 시일내에 폐지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산업은행과 제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현재 영업이 종료된 오후 5시이후에 ATM을 통해 현금을 인출하는 자행 고객에 대해서도 건당 500∼6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또 모든 은행이 ATM을 통해 다른 은행에 송금할 때 600∼1천500원을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지방은행을 포함한 중소은행들의 경우 타지발행 자기앞수표에 대해 금액에 따라 800∼7천원의 추심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외부전문가에 의뢰해 수수료 원가산정 표준안을 마련하고 원가계산시스템에 대한 외부전문가의 검증을 실시해 수수료 책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지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영업점에 수수료 안내장을 비치해 고객들이 은행간 수수료 수준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ATM만을 이용하거나 일정액의 잔고를 유지할 경우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상품이나 일정 횟수 이내의 소액송금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받지않는 등 다양한 대안상품을 개발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또 청소년, 경로우대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할인해주거나 면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은 "은행들이 영업시간후 ATM 현금인출 수수료 부과시점을 1시간 연장하고 ATM 타행송금 수수료를 200원 인하할 경우 은행 고객들의 수수료 부담이 연간 2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권이 2004년 한해동안 올린 수수료 이익은 3조6천6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9% 증가했다.
이는 방카슈랑스 수수료가 2천600억원 가량 늘고 수익증권 판매 수수료(720억원), 자산유동화 관련 수수료(630억원) 등이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총이익(32조5천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보다 0.5% 포인트 높은 11.3%로 커졌다.
그러나 국내은행의 이같은 수수료 이익 비중은 미국(27.7%), 일본(14.8) 등에비해 낮은 수준이며, 대고객 수수료가 총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1년 7.3%, 2002년 6.9%, 2003년 6.8%로 낮아지는 추세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