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의 전초전으로 불린 26일 열린우리당 중앙위원회의 결과를 두고 김근태(GT)계가 정동영(DY)계에 맞서 선전한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당 의장 선출 방식과 관련, DY계가 주장했던 1인1표제가 무산되고 GT계가 민 ‘1인2표제’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전당대회가 DY의 승리로 귀결될 것이란 당초 예상과는 달리 누구도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GT가 2위 표를 결집할 경우 한 번 해볼 만 한 게임이 될 것이란 얘기다.
결국 당권을 향한 양대 계파의 세 대결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두관 대통령 특보를 비롯해 김영춘·임종석 의원 등 40대 후보군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혼전 양상을 부축이고 있다.
이번 중앙위원회의에서 DY계는 ▦내년 전당대회 형식을 대의원과 중앙위원을 싹 바꾸는 정기전당대회로 할 것 ▦당의장-최고위원(현 상임중앙위원) 경선을 분리해 실시할 것을 주장했다. 표결방식도 1인1표제를 주장했다. 완전한 물갈이를 통해 강력한 당의장을 구현, 대권 행보의 포석을 놓자는 속내였다.
하지만 DY계의 이런 목적은 실현되지 못했다. 전당대회는 1만명의 대의원과 83명의 중앙위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도부만 새로 뽑는 임시전당대회 형식으로 치르기로 했으며, 표결방식은 1인2표제로 결정됐다. 당내에서는 이를 DY계에 비해 세가 약한 GT계와 참여정치실천연대 등 반(反) DY계가 결집한 결과로 보고 있다.
참정연 소속의 유시민 의원은 이에 대해“참외밭에서 신발끈 고쳐 메지 말고 오얏나무 밑에선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말이 있지 않냐”라며 “전당대회를 코앞에 두고 ‘게임의 룰’을 바꾸는 것에 대한 경계심이 작동했다”고 평했다.
GT계인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 소속의 우원식 의원은 “당을 새롭게 하는 데 있어서 한편의 과도한 힘의 집중을 원치 않은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