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LCD사업 분할, 5월까지 분사추진
현대전자가 독자생존을 위한 자구안 마련이 실행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7일 현대는 자생의지의 표현으로 회사이름을 '하이닉스(HYNIX) 반도체'로 변경, 오는 29일 주총에서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조기 계열분리 작업을 가속화하기로 하고, 5월까지 통신사업부문을 3개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은 2개로 나눠 분사해 반도체 전문기업으로 재탄생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에서 벗어난다=현대전자는 사명 변경과 관련, "독자경영에 대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강조했다. 현대전자는 그동안 '현대'가 주는 이미지가 국내외에서 매우 안좋다고 판단, 사명변경을 자구방안 중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왔다.
이미 현대전자는 현대농구단을 매각했으며 보유하고 있는 현대유니콘스 야구단도 매각을 추진중이다.
현대 관계자는 "이제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과 현대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전자 주식을 6월까지 매각하는 작업을 차질없이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신ㆍLCD사업 5월 분사=현대는 기존 반도체ㆍLCDㆍ통신사업 부문에서 LCD와 통신을 5월까지 분사키로 결정했다. LCD는 단말기ㆍ시스템ㆍ네트워크 3개 부문으로 나누고 LCD는 STN(Super Twisted Nematic)과 TN(Twisted Nematic)으로 분할 분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밖에 경영지원부문인 셰어드 서비스(Shared Service)부문도 독립회사로 분리할 예정이다. 최근 고객상담실을 종업원 지주회사 형태의 독립법인 '현대디지텍서비스'로 분리한 데 이어 공장 지원ㆍ관리사업의 분사도 곧 끝내기로 했다.
현대는 사업분리를 통해 현재 2만2,000명인 임직원 수를 1만7,000명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남은 과제=현대의 독자생존에 가장 필요한 것은 반도체 경기 회복. 하지만 주력제품인 싱크로너스 D램은 가격은 원가수준 이하로 떨어져 비상이 걸린 상태다.
현대전자는 반도체부문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을 82%에서 71%로 줄이는 한편 싱크로너스 D램을 대체하기 위해 램버스 D램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전자가 발표한 유가증권 및 자산 매각도 늦춰지고 있다. 두루넷, 신세기통신, 온세통신 등 남은 통신주를 매각하는 작업과 이천공장 폐수처리 설비, 미국 현지법인(HEA)가 보유한 맥스터 지분(35.4%) 등을 조기에 매각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종합상사(3%), 현대석유화학(1.6%), 현대택배(22.58%), 현대오토넷(78%), 현대정보기술(59.12%), 현대캐피탈(5.9%) 등 보유지분과 서울 강남의 영동사옥의 조기 매각도 남은 과제다.
조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