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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스페인 "지구촌 축구 역사 다시 쓴다"

포르투갈 꺾고 유로 2012 결승행<br>유로 2008·2010 월드컵 이어<br>사상 최초 메이저 3연패 노려

현 시대 최강팀 스페인이 사상 첫 메이저 3연패에 딱 1승만을 남겨뒀다.

스페인 축구대표팀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돈바스 아레나에서 열린 '이베리아 반도 라이벌' 포르투갈과의 유로 2012(유럽축구선수권) 4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신승했다. 연장전까지 0대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 끝에 4대2로 이겼다. 이로써 지난 대회 챔피언이었던 스페인은 축구 역사상 최초의 메이저 대회(월드컵ㆍ유로) 3연패에 1승 앞으로 다가섰다. 유로 2008과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차례로 제패한 '무적함대' 스페인은 오는 7월2일 오전3시45분 독일-이탈리아전 승자를 상대로 대기록 사냥에 나선다.

◇파넨카의 행운=120분간의 헛심 공방 끝에 맞은 승부차기. 희비는 '파넨카킥'에서 엇갈렸다. 2대2 상황에서 스페인의 네 번째 키커로 나온 세르히오 라모스(레알 마드리드)는 누구도 예상 못한 칩슛으로 상대 골키퍼를 농락했다. 라모스의 슈팅은 한쪽으로 방향을 잡고 몸을 던진 골키퍼 위로 천천히 날아가 골망을 '예쁘게' 흔들었다.


지난 25일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피를로가 잉글랜드를 침몰시켰던 바로 그 킥이었다. 체코의 안토닌 파넨카가 서독과의 유로 1976 결승 승부차기에서 처음 시도해 파넨카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에서는 파넨카킥 성공 직후 상대 키커가 실축을 했다. 피를로가 ?을 했을때는 잉글랜드의 애슐리 영이 크로스바를 때렸고 이번에도 포르투갈의 네 번째 키커 브루노 알베스(제니트)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이후 스페인의 다섯 번째 키커 세스크 파브레가스(바르셀로나)가 침착하게 그물을 출렁여 그대로 경기 끝. 스페인은 '파넨카의 행운'에 환호했고 포르투갈은 '파넨카의 저주'에 고개를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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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거품 된 호날두의 꿈=포르투갈은 잘 싸웠다. 슈팅 수 10개로 11개의 스페인에 밀리지 않았고 볼 점유율도 43%를 지켰다. 보통 70% 안팎의 점유율을 찍는 스페인은 이날 57%에 머물렀다. 포르투갈은 골만 못 넣었을 뿐이지만 결국 한 골이 터지지 않아 울어야 했다.

그 중에서도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표정이 가장 쓸쓸해 보였다. 그는 후반 2개의 프리킥을 크로스바 위로 날렸고 후반 종료 직전에는 골키퍼와 1대1 찬스나 다름없는 결정적인 골 기회에서 역시 공중으로 차버리고 말았다. '죽음의 조'에서 생존한 뒤 8강에서 체코를 꺾는 동안 호날두는 3골을 터뜨렸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날 승부차기에서는 다섯 번째 키커로 결정되는 바람에 차보지도 못하고 얼굴을 감쌌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올 시즌 60골을 쓸어 담으며 우승컵을 들어올린 호날두지만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는 메이저 대회 결승을 딱 한 번 밟았을 뿐이다. 자신의 첫 메이저 대회였던 유로 2004였다. 당시 결승에서 그리스에 진 뒤 서럽게 울었던 호날두는 우승 한풀이를 2014 브라질 월드컵으로 또다시 미루게 됐다. 호날두는 경기 후 "우리는 결승에 오를 자격이 있었지만 운이 없어 떨어지고 말았다"며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대회였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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