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1일 국회 산업자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를 상대로 고리1호기의 폐로 결정을 조속히 내리라고 압박했다. 정부는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 최종 결정을 통해 고리1호기의 운명을 결정할 계획인데, 정치권과 국민 여론 등을 감안해 수명연장을 신청하지 않고 폐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위 여당 간사인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은 회의에 출석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고리1호기가 24개 원전에서 발생한 690건의 고장 중 혼자서 20%(130여건)를 차지했다”며 “2012년에는 핵연료 냉각기능 상실 사고가 있었는데도 은폐했다. 도덕적 문제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라고 폐로 결정을 압박했다. 이 의원은 “앞으로 폐로기술 확보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400조원 정도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원전 폐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는 이유도 들었다.
같은 당 윤상직 의원은 “국회에서도 논란이 있었고 지자체도 반대 의견을 낸 만큼 이 문제는 폐로가 맞다고 본다”며 폐로 요구에 힘을 보탰다.
야당 간사인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고리1호기의 영구 폐로에 대해 정식으로 권고를 하는 절차를 밟았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같은 당 홍익표 의원은 “고리1호기는 폐쇄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최종 결정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폐로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윤 장관은 이같은 여야 위원들의 질의에 대해 “원자력발전 전문위원회에서 (고리1호기의) 영구 정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늦어도 18일 이전에는 (폐로 여부를) 확정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정부는 원자력발전 전문위 논의와 한수원 이사회 의결 등을 거쳐 최종 폐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고리1호 폐로 요구와 별개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공개된 원전 2기 신규 건설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상직 의원은 “(원전 건설이 예정된) 삼척은 주민투표에서 85%가 반대하고 있다”며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장관 이하 모두 나서서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야당 위원들은 역시 수명 만료가 임박한 월성1호기의 폐로 결정도 함께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익표 의원은 “고리1호기를 폐쇄하는 대신 월성1호기 재가동을 강행하려는 것 같다”며 “원자로 2개를 폐쇄해도 전력수급에 문제가 없다. 안정성 문제가 있는 만큼 재고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새정연 산업위원들은 성명을 통해 “수명이 끝난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 폐쇄를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