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양안관계 회복 물꼬 텄다”/중­만 직항로 개설 의미

◎대만,대중 간접투자 250억불 초과 등/경제현실 감안 3불통정책 사실상 포기【홍콩 =연합】 중국과 대만은 22일 50년만에 처음으로 양안간 부분적인 직항에 합의함으로써 양안관계 회복에 돌파구를 열었다고 볼 수 있다. 양안간 이번 합의는 비록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지난 95년 6월 이등휘 대만총통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악화됐던 관계를 개선하는 전기를 마련해 주었을 뿐 아니라 중국이 주장해온 3통(통상,통항,통우)이 실현될 수 있는 작은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중국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더욱이 이번 회담은 양안의 민간해운협회들 간의 비공식 회담이기는 하지만 양측의 교통부 관리들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이번 직항 합의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이번 합의된 내용을 보면 일차적으로 ▲중국은 복주과 하문을, 그리고 대만은 고웅을 개방, 양측 항구 간에 직항을 허용하도록 하고 ▲ 운항선박은 외국기를 게양하며 ▲화물도 양측에서 생산된 것이 아니고 외국물건의 환적으로 제한돼 있다. 대만은 당초 이번 회담에서 고웅을 전면 개방하지 않고 외곽에 설치된 항구시설에 국한하려 했다가 중국측 요구대로 전면 개방에 합의함으로써 직항항구와 직항대상 허용 화물의 폭이 점차 확대될 여지를 보여주었다. 양안 해운회사들은 양측 해운협회를 거쳐 정부의 승인을 받는데 50일 정도 걸릴것으로 예상돼 빠르면 오는 3월 양안 간에 50년만에 처음으로 직항이 실현되게 된다. 이와 관련, 대만의 왕지강 경제부장은 이번의 외국 화물 환적 합의는 순수하게 경제적인 측면이 고려된 것이라고 강조하고 이로써 중국과 대만은 수송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직항 합의로 가장 이득을 보는 그룹은 대만의 중소형 해운회사들로 이미 14개 회사가 대륙과의 환적 업무 준비를 마친 상태이다. 반면에 양안간의 화물 운송 중계지 역할을 해온 홍콩은 단기적으론 화물량이 줄어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만 장기적으론 양안간 화물량이 증가하게돼 오히려 유리하다는 것이 홍콩.상하이은행의 경제자문 조지 렁씨의 전망이다. 지난 49년 대륙이 공산화 된후 대만으로 쫓겨온 대만의 국민당 정부가 그동안 강력히 고수해온 중국과의 3불통을 깨는 물꼬를 튼 것은 현실을 직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만 기업은 이미 홍콩 등을 통해 중국에 2백50억달러 이상을 투자, 중국과의 교역이 대만 경제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됐고 오는 7월1일 홍콩의 주권을 회복하는 중국이 대만에 대해 홍콩을 봉쇄할 경우 그 경제적인 타격은 엄청나다. 대만은 결국 정치.외교적으론 중국과 맞서되 경제적으론 타협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론이 3불통의 명분론을 제치고 중국과 타협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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