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행복한 100세시대] 변화하는 일의 가치

장년층 '일 하는 것' 자체에 의미 주고<br>나를 위해 창의적·자유로운 것 찾아야


요즘 고령자들이 겪는 어려움 가운데 가장 큰 것이 경제적 이유로 나타났다. 이밖에 소일거리가 없거나 고용이 불안정한 것은 물론이고 외로움이나 소외감 등을. 결국은 모두 할 일이 없어서 생긴 문제들이다.

이 같은 어려움을 덜기 위해 고령자가 일자리를 찾는 노력을 하면서 최근 고령 취업자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 등에 힘입어 고령자 일자리 역시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아직은 부족함이 많다.. 고령자가 일을 하지 않는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이유는 건강문제이고 다음으로 '일자리가 없어서'이다. 상당수의 고령자들이 일은 하고 싶지만 정작 취업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령자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일이 주는 기쁨이나 만족감을 다른 곳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그 대안 중 하나가 봉사활동이다. 봉사는 일과 같이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유지함으로써 건강에 도움이 되는 건 기본이다. 여기에 고령자가 느끼는 소외감이나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고 소일거리가 없어서 시간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에 대한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또 봉사의 대가로는 기껏해야 교통비, 식사비 정도를 받겠지만 행복감은 일의 가치에 견줄만하다. 행복이란 경제학적 관점에서는 '효용'인데 이 효용은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물질의 크기와 비례하지 않는다. 마음에 드는 멋진 옷을 사서 처음 입었을 때 만족감은 대단히 크지만 그 옷을 입는 날이 늘어날수록 맨 처음 입었을 때 그 날만 못하다.

관련기사



돈이 주는 효용성도 마찬가지다. 어느 순간부터는 돈이 아무리 많아도 행복의 크기가 좀처럼 커지지 않게 된다. 결국 물질적 보상을 전제로 하는 '일'이 아니라 '봉사'를 통해서도 충분히 인생에 행복과 만족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따라서 100세 시대 도래, 수명의 연장으로 새로운 인생국면을 맞게 되는 장년층들은 젊은 시절과는 다른 의미를 일에 부여함으로써 일의 가치를 시프트(Shift) 즉, 옮겨 놓을 필요가 있다. 그 첫 번째가 '목적의 시프트'다. 이전까지는 일에서 물질적 보상을 주로 찾았다면 이제부터는 일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은퇴자들에게 있어서는 행복이고 만족일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가 '의미의 시프트'다. 젊었을 때 일이란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 그 자체이고 생활이며, 눈만 뜨면 밥 먹고 나가야 하는 의무, 말 그대로의 '일'이었지만 은퇴를 한 장년층들은 일에 자유의지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즉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가 아니라 일종의 여가와 같은 의미를 입힐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야만 일이 주는 속박이나 굴레에서 벗어나 좀 더 창의적이고 자유롭게 일에 매진할 수 있게 된다.

세 번째로 '대상의 시프트'다. 사실 젊었을 때 일은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가족을 위한 측면이 좀 더 강할 것이다. 좋아하든 싫어하든 가족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하겠다는 마음가짐이 강했던 시기가 젊은 시절이라면 이제는 '가족이 아닌 나'를 위해서 일할 필요가 있다. 내가 좋아하고 내가 원하는 일을 찾아 즐기면서 스스로의 만족감과 행복감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