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포기할 수 없는 아프리카 시장


우리나라 정부와 민간기업들의 아프리카에 대한 공략이 강화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마다가스카르∙르완다∙우간다에 새로이 재외공관을 설치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KOTRA는 이디오피아∙가나∙마다가스카르에 무역관을 신설해 우리 기업들의 아프리카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국내기업들도 아프리카 곳곳을 누비며 투자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분명 성장잠재력이 높아 매력적인 대륙이다. 지난 2000년대 이후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의 자원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망간(세계 매장량의 80%)∙크롬(75%)∙원유∙철광석∙석탄∙니켈 등 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집중돼 왔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향후에는 전세계 에너지 및 광물자원의 주요 공급처로 아프리카가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프라 투자도 오일머니∙외국인직접투자(FDI) 등 외국자본 유입에 따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 예로 남아공 원전 및 고속철도, 가나 20만호 주택건설사업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경제활동 인구의 증가와 도시화 진전으로 최종제품의 소비시장으로서의 매력도 증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아프리카의 경제성장율이 향후 2020년까지 세계 평균보다 훨씬 높은 5.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2000년 이전의 아프리카가 빈곤∙기아∙질병으로 상징되는 절망의 대륙이었다면 이제는 자원, 인프라 건설, 미래 소비시장으로서 희망의 대륙이 되고 있다. 미국∙유럽∙중국 등지의 경쟁국들은 일찍이 각자의 전략을 세워 아프리카에 진출하고 있다. 중국은 정상외교를 통한 '선지원 후실리' 전략을 추구하면서 수단∙앙골라∙나이지리아 등 자원부국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고 미국은 중동지역에 치중돼왔던 에너지원의 다변화를 꾀하기 위해 아프리카에 접근하고 있으며 유럽은 과거 기득권을 활용해 서부 및 북부 아프리카 중심으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인도도 역사적 친밀관계와 지리적 인접성을 바탕으로 경제관계 긴밀화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경쟁적인 진출에 대해 아프리카는 한편으로는 신식민주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과거와 달라진 위상 때문에 외국자본을 취사선택하는 입장에 서게 됐다. 이제 우리 정부나 기업이 방문해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거나 요구조건부터 내세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는 리스크가 큰 시장이다. 여기에는 아프리카 특유의 정치적 리스크와 후진국 공통의 비즈니스 리스크가 있다. 정치적 리스크로 재스민 혁명과 같은 정치적 불안정, 정부관료의 부정부패, 인종 및 종교 간 대립 등 지역정세 불안을, 비즈니스 리스크로는 법률 및 제도적 투명성 부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리스크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진출이 필요한 시장이다. 포기할 수 없는 시장, 아프리카에 대한 진출을 위해서는 아프리카의 시장상황에 맞는 맞춤형 전략과 리스크 회피방안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정부는 우선 민간기업과 아프리카 정부 간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강화했으면 한다. 우리의 경제개발경험을 아프리카 국가에 전수하는 지식공유사업(KSP)을 확대하고 현지 정부관료 및 유력인사의 초청 등 교류활동을 강화하면서 막후 역할을 한다면 국내기업과 진정한 파트너십을 맺고자 하는 국가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 국내기업들도 이제는 관망하는 자세보다는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경쟁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선발업체들이 흘린 이삭을 줍는 '이삭줍기' 방식으로 접근했다가는 후발진입업체에 떨어질 몫이 보잘것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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