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교통의 대표주자가 자동차라면 21세기에는 철도가 급부상하고 있다. 도로에 비해 친환경적이고 안전하며 탁월한 수송 능력을 가지고 있어 지속 가능한 교통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장기적 세계 경기불황을 돌파하기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서도 철도가 도로에 비교 우위에 있다. 교통복지 실현이라는 면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알려지면서 세계는 지금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중국과 미국은 이산화탄소 배출 최대 국가이다.
일자리 창출·친환경·통일에도 도움
우리나라는 중국의 10분의1 수준이지만 영국·독일·러시아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으며 지난 1990년대 이후 매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자동차는 철도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5.8배에서 13.3배까지 매우 높다. 대기오염의 주된 요인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는 친환경 운송수단은 바로 철도이다.
주요 국가들은 경기부양을 위해 사회간접자본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2009년 기준으로 철도를 포함한 SOC에 중국은 추가 재정 투입의 45%인 260조원, 미국은 13.2%인 109조원, 프랑스도 15.5%인 5조원 이상을 투입했다. 한국도 오는 2015년 SOC 예산으로 24조4,000억원을 편성한다고 발표했다. 올해보다 7,100억원이 증액됐다. 철도에 도로 다음으로 많은 7조3,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대규모 SOC 투자는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져 일자리에 목말라 있는 청년 구직자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는 고령화 시대를 맞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화 시대로 급속히 변하고 있으며 고령자(65세 이상) 비율이 2026년 기준 2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이동속도·접근성 향상 등이 보편적 복지의 범주에 들어왔기 때문에 앞으로 교통 복지 실현을 위해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철도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KTX가 2004년 개통한 이래 2015년에는 호남고속철도와 경부고속철도 대전·대구 도심구간이 개통된다. 2016년 수도권 고속철도가 완공되면 대한민국을 X자로 연결하는 반나절 생활권이 실현될 것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사업인 삼성∼동탄 간 광역급행철도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이 수립 중이며 삼성에서 일산까지 연결되는 GTX-A라인에 대한 기본계획도 국토교통부와 철도공단이 공동으로 수립하고 있다. 이들 사업이 완료되면 수도권 끝에서 끝을 30분 내에 이동하게 된다.
지속적 철도 투자 확대 필요
KTX 개통 이후 우리나라는 제2의 교통혁명 시대를 맞을 것이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제3차 국가철도망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행복한 이동, 가까워지는 세계'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남북한 통합철도망 구축과 유라시아 대륙철도 연결을 위한 추진과제를 정하고 있다. 향후 남북통일 시대를 대비해 남한의 서해축과 동해축 철도 연결 사업을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 또한 북한의 낙후된 철도시설을 현대화할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DMZ를 관통하는 유라시아 철길을 연다면 남북한을 포함해 아시아와 유럽을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하는 21세기 실크로드 구축 구상이 실현돼 유럽과 아시아는 단일 문화권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철도는 교통수단으로서뿐만 아니라 외교·경제·통일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정책수단으로의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철도에 지속적 투자가 요구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