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IT·車 매집 "업종 편애 심해졌네"

■ 무슨 종목 많이 샀나<br>전기전자·운수장비에 올 순매수규모 73% 집중<br>원화 강세 전환때까진 수출주 선별매수 지속할듯


외국인의 '바이코리아'가 재연되고 있지만 특정 업종에 대한 '편애' 현상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외국인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업종에 걸쳐 무차별적인 매수세를 보였지만 올 들어서는 전기ㆍ전자, 운수ㆍ장비, 화학 등 주로 수출 관련주들을 사들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의 경우 경기가 바닥에서 회복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한국시장 전체를 샀다면 올해는 실적전망이 밝은 업종에만 선별적으로 매수세를 집중하고 있다"며 "당분간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수출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ITㆍ자동차 등에 매수세 집중=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30일까지 외국인들이 중점적으로 매수한 업종은 전기ㆍ전자(2조4,462억원), 운수ㆍ장비(1조7,677억원), 화학(6,109억원) 등의 순이다. 특히 전기ㆍ전자와 운수ㆍ장비 등 2개 업종의 순매수 액수는 올해 외국인의 전체 순매수 규모(5조7,813억원)의 73%를 차지한다. 특히 이달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본격화되면서 이런 편애 현상은 더욱 심화되는 분위기다. 반면 전기ㆍ가스, 증권, 건설, 의료정밀, 철강ㆍ금속, 기계, 섬유ㆍ의복, 비금속광물, 종이ㆍ목재 등은 외국인들로부터 철저히 외면 당하고 있다. 지난 2009년 한 해 동안 외국인 투자가들이 종이ㆍ목재, 비금속광물 등의 두 업종을 제외하고는 모든 업종에 걸쳐 주식을 순매수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 들어 업종 간 차별화 현상이 더욱 심화된 셈이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리스트도 대부분 ITㆍ자동차ㆍ화학ㆍ게임주 등 외국인 선호주들이 채웠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 삼성전자ㆍ현대차ㆍLG전자ㆍ하이닉스ㆍSK에너지ㆍ현대모비스 등의 순으로 주식을 많이 사들였다. 반면 지난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등극했던 포스코ㆍ현대건설ㆍKB금융 등은 외국인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금융위기 여파로 모든 업종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외국인들이 시장 전체를 사들이는 경향을 보였다"며 "그러나 올 들어서는 경기가 어느 정도 안정되자 ITㆍ자동차 등 특정 업종ㆍ종목을 중심으로 매수 분야를 압축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수출주 등을 선별적으로 매수할 듯=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내수시장에 대한 성장 기대감과 차별화된 실적 모멘텀 때문에 ITㆍ자동차 등 특정 업종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들의 선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익 모멘텀이 소진되는 국면이지만 글로벌 유동성이 아직 풍부한 상황이어서 외국인 매수세가 당분간 계속 유입될 것"이라며 "다만 외국인들이 지난해처럼 모든 업종을 사는 대신 실적 모멘텀이 강하고 저평가 매력이 큰 수출주에 매수세를 지속적으로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원화강세로 돌아서기 전까지는 내수주보다 수출주가 외국인들에게 더 큰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그때까지 산업재 등 소외주들의 주가는 큰 폭의 반등이 어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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