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이번 주 열리는 의회 회기에서 중간선거를 2개월여 앞두고 발표한 추가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상당수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추가 부양책의 실효성에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적자가 심화하고 미래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실제 효과도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게 월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게다가 공화당은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한 '포퓰리즘'이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어 백악관의 의도대로 11월 이전에 부양책이 의회를 통과하기는 불 투명해 보인다. .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의 한 가정집에서 타운홀 미팅(지역주민과의 만남)을 갖고 "정부가 지난 주 내놓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계획과 중소기업 지원법안 등은 단기적으로는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고, 중ㆍ장기적으로도 꾸준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며 국민의 지지를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공화당이 경기회복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방해해왔다며 의회가 이제는 협조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러한 (경기부양) 법안들은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데, 현재 워싱턴의 심각한 당파적 기류를 감안하면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특히 감세연장 문제와 관련, "우리는 아직도 상위 2~3% 고소득층에 대한 세제방침을 두고 공화당과 '레슬링 시합'을 하며 끙끙대고 있다"면서 "정부가 고소득층에 적용되는 세율을 환원시키면 앞으로 10년간 총 7,000억달러의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부양책에 따른 재정적자 증가분을 부유층 증세를 통해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도 미 경제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정치라며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의회의 신속한 지지를 요청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13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 경제가 현재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위싱턴(정치)의 마비'"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1930년대 대공황 때 미국 등 전세계가 긴축정책으로 성급히 돌아선 탓에 불황의 골이 더욱 깊어졌던 사례를 들며 "정부가 어떠한 적극적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 정책의 효과는 경제성장을 지원하는 것에서 훼손하는 것으로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의 이번 추가 경기부양책은 야당은 물론 경제 전문가들로부터도 큰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주 WSJ이 미 경제전문가 5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31명(60%)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3월 최종 중단한 국채 및 모기지증권 매입조치를 조만간 다시 실행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러한 조치의 필요성에는 단 19명(35%)이 동의했다. 컴비나토릭스 캐피털의 람 바가바툴라 대표는 "지금 미국 경제가 처한 문제는 통화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이 (경기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대규모 재정투입을 통한 추가적인 경기부양 조치를 단행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도 38명(71%)이 '아니오'라고 답했고 '그렇다'는 응답은 13명에 그쳤다. 미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조사에서 오는 3ㆍ4분기 경제성장률을 1.9%, 4ㆍ4분기의 경우 2.4%로 전망했다. 이는 3개월 전 조사 때의 각각 3% 전망치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지만 그렇다고해서 더블딥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은 낮은 편이다. 조사결과 향후 1년 내에 미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확률은 평균 22%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