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여성가구주가 매년 늘어나면서 올해 5가구 중 1가구의 가장이 여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늘어나고 근로시간이 증가했음에도 전체 평균 임금수준은 남성의 63.4%에 그쳐 경제적 차별이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통계청은 여성주간에 맞춰 여성 관련 통계를 취합한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를 발표했다. ◇5가구 중 1가구 여성 가장=가구의 생계를 주로 남성이 책임져온 사회적 흐름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여성가구주 비율이 매년 꾸준히 늘어 지난 75년 85만명에서 2007년 321만명으로 3.8배나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남성가구주는 2.2배 증가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여성가구주 비율은 ▦75년 12.8% ▦95년 16.6% ▦2000년 18.5% ▦2005년 21.9% 등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는 부부 사이에서 여성의 경제력이 실질적으로 향상되고 있음을 반영하기보다 이혼 및 독신여성 증가 등의 요인 때문이라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전문직ㆍ고시 여성 돌풍=경제활동 참가가 늘어나면서 여성의 전문직 진출도 활발해졌다. 지난해 행정고시 합격자 중 여성 비율은 전체의 44.6%에 달했고 사법시험 37.7%, 외무고시에서는 36.0%를 각각 여성이 차지했다. 9급 공무원(행정ㆍ공안직) 합격자 중 47.5%가 여성이었고 7급 공무원 채용에서도 여성 합격자가 25.4%에 달했다. 지난해 여성 지방의회 의원 수는 525명으로 전체(3,626명)의 14.5%를 차지했는데 이는 2002년의 3.4%보다 11.1%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아울러 2005년 현재 전문직 중 여성의 비율은 의사 19.7%, 치과의사 23.0%, 한의사 13.5%, 약사 64.0% 등으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경제활동 ‘질’ 여전히 미흡=전체적인 여성의 경제활동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74.1%로 전년보다 0.5%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성은 전년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50.3%를 나타냈다. 하지만 여성의 종사상 지위나 임금수준 등 직업의 질 측면에서는 여전히 남성에 비해 크게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여성 취업자 중 상용 임금근로자는 27.0%에 그친 반면 임시(30.0%)와 일용(10.8%) 임금근로자 등은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여성의 임금수준은 2005년 기준 남성의 63.4%에 불과했다. 한편 2005년 전국에서 태어난 총 출생아 43만명 중 여아가 21만명으로 남아(22만명)보다 1만6,000명가량 적었다. 하지만 여아와 남아의 출생아 수 차이는 계속 감소해 여아 100명당 남아 수를 나타내는 ‘출생성비’는 95년 113.2에서 2005년 107.7으로 크게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