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이 일자리"… 독서면접으로 인재선발 돕고 출판계 살린다

■ 출판문화산업진흥원 매뉴얼 개발·배포<br>인문 소양·잠재력·인성 등 심층평가 통해 뽑은 직원 업무평가서도 우수한 성적<br>책 통해 선순환 일자리 창출… 취업 100선 도서목록 선정도




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통섭역량면접'을 도입했다. 문화ㆍ인문학 소양을 고루 갖춘 인재를 뽑겠다는 취지로 토론식 독서면접을 진행한 것.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 베스트셀러나 본인이 다루고 싶은 인문학 서적 한 권에 대한 에세이를 제출하게 했고, 이를 실제 면접전형에서 토론과 집단면접의 평가자료로 활용했다.

국민은행 인사담당자는 "좋은 인성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가 주로 사람을 대하는 은행 업무에 더 필요하다"며 "시험 점수는 단기간의 노력을 통해 높일 수 있지만, 인문학적 소양과 인성은 쉽게 개발되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독서토론 면접에서 구체적인 책 내용보다, 그것을 우리 경제와 금융 상황에 적용하고 자신의 역량과 연관지어 설명하는 과정을 살폈다. 실제로 입사 후 업무평가에서 이렇게 뽑은 직원들이 더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고 국민은행측은 전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책이 일자리다'라는 구호 아래 독서면접 매뉴얼을 개발, 확산에 발벗고 나섰다. 국민은행처럼 독서면접 도입 기업을 늘려 독서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출판계에 수요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독서면접 도입 기업의 성장과 고용창출로 연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독서경영 기업이 많지만 입사단계부터 이를 적용하는 기업이 드물어, 문서해석력ㆍ창의력ㆍ잠재력ㆍ성실성 등을 겸비한 인재를 채용하는 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이재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은 "독서면접은 기업이 스펙 위주의 획일화된 면접방식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인재를 채용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책을 통한 선순환 일자리 창출과 출판산업 활성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독서면접 매뉴얼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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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원은 독서면접 매뉴얼을 기업 특성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개인독서력 평가형 ▦추천도서 적용평가형 ▦지원자 도서제안형 ▦지원자 자문자답형 ▦에세이 사전 작성형 ▦에세이 현장작성형 ▦에세이 심층면접형 등 7개 유형으로 구분했다.

또 구체적인 질문 유형과 대답에 대한 평가 기준도 제시했다. 이를테면 가치관이나 인성 측면의 질문 유형으로 '책 저자와 본인의 세계관 차이를 비교해 발표하라''책 내용과 자신의 경험이 겹치는 부분이 있는가? 유사한 경험 및 간접 경험 과정에서 어떤 생각을 했는가' 등이 있다.

진흥원은 이번에 개발된 매뉴얼은 국내 주요 기업은 물론 정부 산하 공공기관ㆍ지방자치단체ㆍ대학 등으로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매뉴얼 개발을 주도한 진흥원 산하 출판산업종합지원센터 정관성 센터장은 "이미 취업스터디방으로 전락한 대학도서관이 풍부한 인문정신과 교양이 넘쳐나는 본래의 모습을 찾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대학생, 취업준비생의 경우에도 단편적인 지식과 어학능력이 '개인의 미래 가치'를 담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출판산업종합지원센터는 이미 매뉴얼 개발 과정에서 설문과 사전조사를 진행했고, CEO와 인사담당자들과의 간담회를 개최해 기업의 의견을 반영했다. 또 경제단체, 출판학회, 대학 취업정보센터 담당자, 매뉴얼 개발자, 경제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독서면접정책위원회'를 구성해 매뉴얼의 방향성을 검토하고 독서면접에 활용할 '취업 100선 도서목록'을 선정하기도 했다.

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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