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물인터넷(IoT)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해 IoT 솔루션 업체 '스마트싱스'를 2억달러에 인수하고 스마트홈 연합군을 결성하는가 하면 최근 구글의 플랫폼 책임자도 전격 영입했다. 향후 IoT 플랫폼 시장에서 글로벌 영향력을 강화하고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싱스는 최근 구글의 클라우드 솔루션 수석책임자였던 도라 슈(49·사진)를 영입했다. 슈는 스마트싱스의 스마트홈 플랫폼 생태계에 개발자들과 가전업체 등을 끌어들이는 최고 플랫폼 책임자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출신인 슈는 구글 창립 초기인 지난 2001년부터 14년간 근무해왔으며 안드로이드 같은 구글의 IT 플랫폼에 글로벌 전략 파트너들을 영입하는 업무를 맡아왔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IT 분야 유력 매체인 '테크소스'는 "구글에서 슈의 역할은 전 세계 사람들이 구글 플랫폼을 쓰게 만드는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구축하려는 IoT 생태계에서 스마트싱스의 역할을 감안하면 슈의 영입은 IoT 플랫폼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한 수'로 풀이된다. 구글 안드로이드가 개방형 플랫폼을 표방하며 개발자들과 IT업체들을 끌어들여 스마트폰 생태계를 장악한 사례를 벤치마킹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미래 성장동력으로 IoT를 점찍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스마트싱스 인수에 이어 지난해 말 조직개편 과정에서 전사 차원의 IoT 지원조직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텔과 델·시스코 등과 스마트홈 연합체인 '오픈인터커넥티드컨소시엄(OIC)'을 구성하며 글로벌 파트너 확보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IoT 개발자 지원을 통해 삼성전자 중심의 생태계 구축에도 나선 상태다. 윤부근 삼성전자 대표는 지난달 초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 기조연설에서 "IoT 시장 확대를 위해 개발자 지원에 1억달러(약 1,1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IoT 생태계 구축을 위해 관련 업체 인수는 물론 개발자 지원과 전문가 영입 등 전방위적으로 나선 셈이다. 특히 오는 2020년까지 모든 가전기기를 인터넷에 연결하겠다는 목표를 세울 정도로 IoT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스마트싱스의 플랫폼에 참여할 우군을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싱스는 이미 북미 지역에서 스마트폰으로 가전기기와 대화하며 이들을 제어할 수 있게 해주는 '스마트홈 스타터 키트'를 약 200달러선에 판매하고 있다. 이 키트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다른 가전 브랜드와도 연동할 수 있고 현재 150여곳의 업체가 파트너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싱스는 가전 기기의 무선 제어를 원활히 하기 위한 기업 간 기술 표준화 연합체인 'Z-웨이브 연합'의 멤버이기도 하다.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은 지난해 480억달러(약 52조원)에서 2019년 1,115억달러(12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