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캥거루 꼬리 스튜, 이스라엘 국민요리 팔라펠, 모로코 샐러드 자알룩….
여름철을 맞아 중식ㆍ일식ㆍ이탈리아식 일색이었던 호텔 식당가의 메뉴판이 달라지고 있다. 이른 무더위와 장마로 인해 입맛이 크게 떨어진 탓에 색다른 음식을 찾는 미식가들이 늘고 있는데다 호텔업계로서는 외국인 투숙객 감소에 따른 타격을 상쇄하기 위해 식음료사업 부문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그랜드하얏트서울은 뷔페식당 테라스에서 모로코 음식을 내놓았다. 구운 가지와 토마토로 만든 샐러드 자알룩, 닭고기 요리 세빠 메드포나, 무화과를 곁들인 양고기 타진 요리 등 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 문화의 조합으로 탄생된 모로코 음식들이 이곳에 등장했다. 호텔 관계자는 "계절적 영향으로 입맛을 돋울 수 있는 이색 별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이번 행사를 위해 모로코에 위치한 하얏트리젠시 카사블랑카의 압델칸더 칸딜 셰프까지 초빙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플라자호텔은 아예 전세계 요리를 선보이기로 했다. 플라자호텔은 7월 한 달 동안 뷔페 식당 '세븐스퀘어'에서 7개 대륙 28개국의 대표 음식을 내놓을 예정이다. 인도 닭요리인 '탄두리 치킨'에 아프리카ㆍ중동의 대표음식인 '호무스'와 '팔라펠', 남아공 원주민의 전통음식 '보보티', 호주의 '캥거루 꼬리 스튜'에 이르기까지 이름조차 생소한 요리들을 소개할 계획이다. 플라자호텔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세계 각 국의 맛과 문화가 담긴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셈"이라며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손질과 가공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이국 요리를 경쟁 방식으로 선보이는 등 맛에 재미까지 곁들여 서빙하는 호텔도 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의 프렌치레스토랑 '테이블34'는 22일까지 프랑스와 스페인의 요리를 대결 이벤트 형식으로 선보인다. 가령 도미ㆍ버섯ㆍ살구 등 같은 재료를 놓고 각 국의 방식으로 요리를 해내는 식이다. 호텔 관계자는 "이를 위해 스페인 출신 셰프를 직접 초대했다"며 "반응이 좋아 앞으로 또 다른 나라의 요리를 비슷한 방식으로 고객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