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지적공사ㆍ대한주택보증 등 공기업과 공공기관이 불필요한 국내외 지사를 운영하거나 실적이 전혀 없는 부서를 운영하면서도 인원감축을 하지 않아 예산을 낭비하는 등 방만경영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최근 한국건설관리공사 등 총 95개 정부산하기관을 대상으로 ‘경영혁신 추진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조직ㆍ인력관리, 예산편성ㆍ집행, 계약관리ㆍ복리후생 등 업무 전반에 걸쳐 총 115건의 위법ㆍ부당사례를 적발하고 해당 기관에 개선을 촉구했다고 20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적공사는 지적측량업무 중 일부의 민간 개방 등을 통해 공사의 업무 수주량이 줄었는데도 지사 수를 조정하지 않고 계속 운영한 결과 지난 2005년 기준 전체 215개 지사의 52.6%(113개)가 적자를 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인사규정에 직원의 직급을 책임급ㆍ선임급ㆍ원급ㆍ기능원으로만 명시하고 직급별 정원에 대해 아무런 규정도 두지 않은 채 매년 하위직을 상위직으로 과다승진시켰다. 이에 따라 2005년 현재 책임급 직원이 총인원의 58.4%(208명)를 차지하게 됐다.
대한주택보증은 2005년 1월 주택사업 금융보증업무를 전담하는 주택금융부(23명)를 신설한 뒤 같은 해 7월 해당 부서에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업무 담당자 15명을 추가 증원했으나 지난해 3월 현재 업무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계약 상대방과 공모해 계약내용보다 물품을 부족하게 납품받은 뒤 차액을 돌려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사례도 적발됐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기관홍보용 달력 등 29건의 계약을 긴급발주 등을 이유로 S종합인쇄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체결 전에 미리 계약내용보다 적은 수량을 납품받고 차액을 되돌려받기로 공모해 총 24회에 걸쳐 1억5,400만원을 돌려받는 등 총 1억8,57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 노동조합 집행부 등에 향응을 제공하거나 간부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