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제부활 이끄는 일본 소재·부품 산업의 교훈

일본 소재·부품업체들이 '제조업 부활'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SMBC닛코증권 분석에 따르면 3월 결산 주요 상장 제조업체의 지난해 순이익이 12조1,000억엔(약 119조원)으로 116% 급증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TV나 모바일기기 등 소비자가전 시장에서 일본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은 반면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중간재 제조업체들이 일본 기업실적을 사상 최대 규모로 견인하는 데 숨은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소재·부품산업이 약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우리나라의 소재·부품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779억달러(약 83조6,700억원)를 기록했다. 올해 사상 첫 1,000억달러 흑자가 확실해 보인다. 더욱이 소재·부품의 수출(4.1%)과 수입(2.2%)이 동시에 늘어난 것은 교역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대일 수입의존도가 역대 최저 수준인 18.0%로 떨어졌다는 것 또한 우리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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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기서 안주해서는 곤란하다. 핵심 소재·부품은 일본과 독일에 견줘 격차가 여전히 현저하고 범용 소재·부품에서는 중국이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형국을 타파하려면 모처럼 조성된 소재·부품산업의 활력을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의 원천으로 승화하기 위한 업계와 정부의 각별한 노력이 요구된다.

대기업의 완성품 생산 중심으로 돼 있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를 전환하는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한때 벼랑 끝까지 내몰렸던 일본 전자소비재 업체들이 소재·부품에서 뒤늦게나마 활로를 개척한 것은 곱씹을 만한 대목이다. 히타치·도시바·NEC·파나소닉 등은 위기가 닥친 뒤 사업구조 개편으로 새 길을 찾았지만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은 위기에 앞서 소재·부품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가기 바란다. 정부와 기업 모두 과감한 결단과 빠른 움직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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