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진실은 끼니를 걱정할 만큼 어렵고 힘든 유년시절을 보냈다. 연예계에 입문한 동기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였다. 스타가 되어서 억대 출연료를 받을 때도 어린 시절의 어려운 생활습관 때문에 촬영장에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녔다. 너무 알뜰해서 돈만 생기면 저축을 해, 저축의 날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최 진실을 스타로 만들어 준 것은 한편의 CF였다. 김희애를 모델로 한 화장품 CF를 보던 한 전자제품 회사 간부가 “저기 김희애 뒤에서 미소 짓는 저 아가씨 잡아 와!”라고 외쳤고, 그녀는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라는 광고카피로 유명해진 전자제품 CF에 출연하게 되었다. CF에 출연한 최 진실의 친근하면서도 상큼한 이미지는 90년대 국민요정으로 부각되면서 광범위한 팬 층을 확보하게 해주었다.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CF로 스타가 된 것이다. 최 진실의 인기는 드라마 ‘질투’, ‘별은 내 가슴에’, ‘그대 그리고 나’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미스터 맘마’ ‘편지’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 ‘마누라 죽이기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등의 대박 행진으로 이어졌다. 2000년에는 다섯 살 연하인 야구선수 조 성민과 결혼했다. 학창 시절 ‘진실이 누나’의 브로마이드를 방에 붙여 놓았던 최진실 팬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조 성민과의 결혼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혼 과정에서 별로 행복해보이지 않는 사생활이 거의 가감 없이 생중계되었다. ‘05년 드라마 ‘장밋빛 인생’(KBS)에서 남편한테 배신당하고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억척녀 맹순 역을 맡은 최진실은 온몸을 던진 억척 연기로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08년 초에는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MBC)의 서른아홉 살 이혼녀 역으로 출연하여 ‘줌마렐라(아줌마+신데렐라)’라는 말을 유행시켰다. 드라마 ‘내 마지막 스캔들’의 성공으로 최진실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08년 10월 2일 최진실이 돌연 자살을 선택했다. 드라마가 아닌 실제 상황이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는 최진실의 자살 여파로 참석하기로 했던 배우들이 최진실 빈소로 향하는 한편 밝은 웃음을 보이지 못했다.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박중훈은 최진실의 빈소를 첫날부터 지켰으며, '모던보이' 무대인사를 앞두고 있던 김혜수는 오열 끝에 인사를 취소하고 서울 최진실 빈소로 올라갔다. 부산을 찾은 취재진도 상당수가 방향을 돌렸으며, 영화제 소식은 뒷전으로 밀렸다. 최진실의 자살 이유에 대한 여러 추측 가운데 하나로 인터넷 루머설이 있다. 안재환의 자살과 관련된 '최진실 25억 사채 영업설'이다.그녀는 동생을 바지사장으로 앞세워 사채업을 했으며, 돈 때문에 정선희를 안재환에게 정략 중매해 주었다는 것이다. 안재환에게 빌려준 돈을 갚기 위해 돈을 잘 버는 후배 정선희를 결혼상대로 소개시켜줬으며 최진실의 의도를 알게 된 정선희가 결혼하고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악플, 루머는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의 속성 상 정신적인 타격이 클 수 있다. 경찰은 수사결과 이를 근거 없는 루머라고 발표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라는 속담이 있다. 개똥밭에 구르고 있는 비천한 사람도 늙어 죽을 때 까지 머무르고 싶은 이승을 정상급 연예인인 그녀는 왜 자살로 떠났을까? 자택 안방에 보관돼 있던 다이어리 형태의 일기장에서 최진실은 "나는 외톨이. 왕따...도무지 숨을 쉴 수가 없다"라고 적고 있다. 최진실은 이혼 뒤 우울증 증세를 보여 신경안정제를 복용해왔다. 늘 '외롭다.힘들다'고 어머니에게 토로하기도 했다. 이혼 후 아이들 양육문제로 힘들어 했고 연예계에서 자신의 위상이 추락할까봐 늘 걱정을 했다. 최 진실은 자살 당일 새벽 친하게 지내던 잡지사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왜 연예인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너무 힘들다. 죽겠다"라며 하소연했다. 최진실의 자살은 이혼으로 시작된 우울증, 정상급 연예인이 인기와 미모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받는 스트레스,인기추락에 대한 두려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세간의 관심을 끌면서 따라붙는 호기심어린 시선과 근거 없는 루머에 따른 마음의 상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한 TV 시사 프로는 최진실이 밝힌 ‘연예인으로 사는 어려움’에 대해 방송한다. 고인이 된 최진실은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기쁨과 이혼을 비롯해 적지 않은 굴곡을 거치면서 느꼈던 절망, 다시 일어서기 위해 겪었던 몸부림을 솔직,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매스 미디어가 보여주는 현실은 지금, 여기의 실존적인 삶과는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매스 미디어가 보여주는 현실에 깊은 영향을 받는 사람도 있다. 최 진실을 모방한 자살 사건이 하루 동안 2건 발생했다. 최 진실의 자살을 계기로 한나라당은 사이버 모욕죄를 신설하자는 법안을 다시 들고 나왔다. 대다수는 일부 비정상적인 악플 때문에 댓글을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오히려 인터넷의 가장 큰 장점인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