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 편입 여부가 오는 22일에 결정된다. MSCI 선진시장에 편입될 경우 한국 증시의 위상 제고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외국인의 자금유입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현재 MSCI 측과 한국거래소, 정부 당국 간의 이견차로 편입 가능성은 불분명한 상황이다. 설령 이번에 MSCI 편입에 실패하더라도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 등을 고려할 때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편입 때는 10조~26조원 중장기 유입 가능성=MSCI지수를 작성하는 MSCI바라사는 21일 오후11시(현지시간)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국내 시간으로는 22일 오전 6시가 된다. MSCI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조사를 마쳤으며 현재 대만증시와 함께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SCI 측은 지난 2008년 12월에 국내 증시를 선진시장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으로 올려놓았으나 지난해 6월 외국인의 국내 증시에 대한 '시장접근성'을 문제 삼아 보류시켰다. 현재 국내 증시는 이미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를 비롯해 S&Pㆍ다우존스 등에는 선진증시로 편입돼 있어 이번에 MSCI마저 통과할 경우 선진시장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다.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될 경우 우선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점쳐진다. 증권사 분석을 보면 10조~26조원가량의 자금이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접근성과 지수 사용권이 논란=하지만 한국증시의 MSCI 선진지수 편입가능성은 아직 '안갯속'이다. MSCI 측이 요구한 ▦외환 자유화 ▦외국인 등록제 폐지 ▦지수 사용권 등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MSCI 측은 이전부터 원화의 자유로운 거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시장에서 주식투자를 할 때 원화 환전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자유롭게 해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금융 당국은 원화의 안정성을 위해 국내 외환시장에서만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MSCI 측은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의무적으로 ID 등록을 해야 하는 점도 개선해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금융 당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MSCI 측이 한국거래소에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점은 지수 사용권이다. MSCI가 코스피200지수 등의 사용권을 자유롭게 확보할 경우 코스피200선물∙옵션과 유사한 상품을 해외 거래소에 상장시켜 수익을 얻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는 셈이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MSCI바라사 측에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지만 여전히 쉽게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 있어 현재로서는 편입 가능성을 반반으로 본다"고 말했다. ◇펀더멘털은 이미 선진시장=국내 증시가 펀더멘털로만 본다면 충분히 선진증시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미 해외투자가들의 경우 실질적으로는 한국을 선진시장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FTSE지수에는 선진시장으로 분류돼 있지만 MSCI에는 편입되지 않는 증시는 한국이 유일하다. 이미 국내 증시는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전세계 13위, 거래대금 규모로도 8위에 이르는 등 선진증시에 걸맞은 규모와 유동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8년 9월에 FTSE도 지수 사용권을 보류하고 국내 증시를 선진시장에 편입시켰다. 따라서 MSCI가 지속적으로 국내 증시를 이머징시장에 묶어둘 경우 MSCI의 신뢰성과 이미 상당수 선진시장 펀드들이 국내 증시에 투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글로벌 투자가들의 불만도 MSCI 측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재 재정위기가 심각하고 시장규모도 한국보다 작은 스페인ㆍ그리스ㆍ이탈리아 등도 선진시장에 편입돼 있는 점도 국내 증시의 편입가능성에 정당성을 실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설령 이번에 편입이 되지 않더라도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MSCI 선진지수 편입 시도가 올해로 세번째인데다 이미 지난해 9월 FTSE 선진지수에 편입됐고 최근 들어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대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자금이 어느 정도 한국을 선진시장으로 인식하고 있어 이번에 편입이 되지 않더라도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문제는 '되느냐, 안 되느냐'가 아니라 '언제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