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학자 촘스키의 이론에 따르면 1세 때 100%인 언어습득능력이 15세에는 0%로 낮아진다고 하는데 음악습득능력도 마찬가지입니다. 만 7세만 돼도 음악습득능력이 절반 가까이 떨어지기 때문에 7세 이전에 좋은 음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7세 이하 클래식 콘서트인 '클래식 키드 뮤직 샤워'를 기획, 제작한 김이곤(47ㆍ사진) 유클래식 대표 겸 총감독은 클래식 공연장의 '7세 불문율(不聞律)'을 깨야 한다고 주장한다. 7세 이하는 공연장에 들어올 수 없는 '공공연한 연령 제한'이 진정한 의미에서 음악교육에 거스른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갓난아기가 엄마, 아빠라는 기본적인 단어조차 입 밖을 내려면 2만 번 이상 반복적으로 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매일 샤워 하듯 좋은 음악을 자주 듣는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 요즘 클래식 공연계에서 청소년을 위한 음악제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지만 이미 10대 중반에 접어든 청소년기에 음악을 접하는 것은 너무 늦다고 김 대표는 강조한다. 그는 "우리나라가 전세계적으로도 유년기에 악기 교육을 많이 시키는 나라 중 한 곳이지만 클래식 애호 인구는 전체의 1%도 안 될 것"이라며 "많은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음악을 제대로 듣지도 못하고 학원에서 손기술만 배우도록 강요받기 때문"이라는 진단한다. 그가 기획한 '클래식 키드 뮤직 샤워' 콘서트는 지난 4월 4일 처음 열렸으며 프랑스 작곡가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와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에프의 '피터와 늑대'를 목관 5중주와 타악기를 곁들여 아이들에게 들려줬다. 특히 구연동화로 유명한 송인경 씨의 재미 있는 설명과 그림자 극을 곁들여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27일에는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두 번째 '클래식키드 뮤직 샤워'는 이미 800석에 달하는 전 좌석이 매진될 정도로 호응이 높다. 오페라 '마술피리'를 현악 5중주단인 '프리마 앙상블'의 연주로 들려주면서 '극단 영'이 그림자 극을 진행한다. 오는 8월 세 번째 무대에선 비발디의 '사계'를 주제로한 수준 높은 콘서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 대표는 "아직은 초기여서 두달에 한번씩 콘서트를 열지만 앞으로 월 1회로 늘릴 계획"이라며 "콘서트를 통해 7세 이하 어린이들에게 클래식의 문이 활짝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