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값은 절반만 내시고 입주한 후 4년 뒤 나머지 50%를 내세요. 4년 동안의 이자는 대신 내드립니다.”
벽산건설은 23일 부산 사상구 덕포사거리 인근 ‘덕포2차 벽산블루밍’ 350가구(29~34평형) 가운데 해약분을 계약하는 경우 분양가의 50%만 받고 입주할 수 있는 조건을 내걸었다. 나머지 절반의 분양가는 입주 후 4년 뒤에 내면 되며 이때 발생하는 4년치의 이자는 회사가 일시불로 계약자 통장에 입금해준다.
이 같은 조건에 따라 분양가 1억8,500만원(기준층)인 이 아파트 34평형의 경우 9,250만원만 납부하면 곧바로 입주할 수 있다. 이때 계약자에게는 벽산건설이 분양가 잔여금액 9,250만원의 4년치 이자인 2,160만원을 한꺼번에 지급해준다.
이는 겉으로는 분양가를 깎아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애당초 분양 당시 중도금(총 분양금액의 60%)에 대한 무이자 융자를 조건으로 한데다 해약분에 대해서는 이미 계약금(10%)을 받아뒀던 터라 벽산건설 입장에서는 그리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벽산건설이 이런 분양조건을 제시한 이유는 장기 미분양에 따른 유동성 해소를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3월25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단지로 최초 분양시점인 지난 2003년 7월만 하더라도 초기 90%가 넘는 계약률을 기록할 정도로 당시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일부 계약자들이 해약을 요구하면서 미계약 물량이 발생했고 이후 부산 지역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으면서 그동안 계약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