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피멍 든' 외환시장 단기 전망은

당국 매수·매도 '개입선'이내… 970~1,010원대 움직일듯


“당국의 ‘시세조종 행위’로 주머니가 털렸다” “매도개입 1주일 만에 매수개입이 웬 말이냐” “당국이 시장의 멱살을 잡은 ‘당국 장세’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의 충돌로 피멍이 든 시장에서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외환당국이 지난 18일과 26일 1주일 만에 손바닥 뒤집듯이 매수개입과 매도개입에 나서는 동안 시장은 철저하게 소외받았고, 특히 ‘말 폭탄’에 따른 롤러코스터 환율로 큰 손실까지 봤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당국의 ‘개입 시그널’로 비춰볼 때 큰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환율은 970~1,01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당분간 ‘당국 개입 환율선’에 갇힐 듯=27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1원 상승한 987원80전으로 마감했다. 오전 한때 1,000원 부근까지 치솟다가 장 막판 하락세로 반전하는 등 10원 이상 등락을 거듭한 변동성 장세를 3일째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당국의 매도개입선인 1,010원대와 매수개입이 있었던 980원 안팎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수요와 외국인 매도세 등 변수들이 상승 우호적이지만 하방경직성도 강해 970~1,010원대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두현 외환은행 차장은 “밑으로는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살아 있고 위쪽으로는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대기 중이어서 대형 이슈가 나오지 않는 이상 980~1,000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류현정 씨티은행 외화자금팀장은 “당국이 980원 지지선의 시그널을 준 덕에 그 아래로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위쪽으로는 1,000원 돌파를 테스트하겠지만 신고점 경신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고래 싸움에 등 터진 새우 ‘뿔났다’=시장 안팎에서는 한은과 재정부의 불협화음에 따른 갈팡질팡 개입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진우 NH투자선물 부장은 ‘오럴 해저드(oral hazard)에 양 파(double-par) 속출’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당국이 여기저기 파놓은 오럴 해저드에 시장 참여자들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며 “환율이 일이백원 움직인 것도 아닌데 매도개입 1주일 만에 다시 매수개입을 단행한 것은 해외토픽감”이라고 꼬집었다. 이탁구 KB선물 애널리스트 또한 “당국이 개입으로 1주일 만에 대략 40~50원의 수익을 거뒀으니 대박났다는 표현이 제격일 듯하다”며 “당국의 시세조종 행위로 대다수 시장참가자들의 주머니가 털린 꼴이 됐다”고 한탄했다. 그는 이어 “주식시장에서는 시세조종 행위가 구속감인데 외환시장에는 그런 법도 없고 보직이 깡패니 누구를 원망하랴”며 “터진 자만 서러울 뿐”이라고 자조했다. 전 연구원은 ‘매수 개입이 웬말?’이라는 리포트에서 “당국의 개입은 현 상황에 적절한 조치는 아닌 듯하다”며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당국자 리스크는 시장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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