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엔 자산매입기금도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5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기존의 0.1%에서 0.0%~0.1%로 인하하는 내용의 추가 금융완화 조치를 단행했다.
이로써 일본은 2006년 7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실질적인 제로금리로 회귀하게 됐다. 일은이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금융위기 초반이었던 2008년 12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시라가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 총재는 성명을 통해 “글로벌 경제 둔화와 엔화강세의 영향으로 일본 경제의 개선 움직임이 약해지고 있다”며 “물가안정 전망이 제기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실질적 제로금리 정책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일은은 또한 장기국채ㆍ회사채ㆍ기업어음(CP) 등 금융기관이 보유한 각종 금융자산을 매입하기 위해 5조엔(60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입기금’을 설립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일은의 자금 공급 규모는 기존 은행권 대출 30조엔을 포함해 모두 35조엔(4,180억달러)으로 늘어나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로 금리 부활과 금융상품 매입은 이례적 조치이지만 만장일치로 결정됐다”며 “은행 대출 규모를 늘릴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전망을 뛰어넘는 ‘예상 밖’ 움직임”이라고 평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예상보다 과감한 금융완화가 도출됐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보다 폭넓은 양적완화를 단행해야 엔고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면 로이터통신은 “이 같은 규모의 완화책만으로 엔고저지와 디플레이션 탈출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을 내놓았다.
일은의 추가 양적완화책으로 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 환율은 달러 당 83엔대 후반으로 급락하며 엔화 약세가 촉발됐다.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 환율은 83엔대 초ㆍ중반을 지속했으나 일은의 ‘깜짝’ 발표 직후 한 때 달러 당 83.99엔까지 하락하는 등 83엔 대 후반으로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