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 갔던 美 바이어 한국으로 속속 U턴

트렉스타·세고스 등 중기<br>가격 경쟁력 높아져<br>납품 계약 잇따라 체결


값싼 제품을 찾아 중국으로 향했던 미국 바이어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전후해 다시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15일 KOTRA가 미국에 수출 중인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를 수개월 앞둔 지난해 말부터 이달 현재까지 국내 기업들의 제품에 대한 미국 바이어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한미 FTA 발효에 따른 관세철폐 효과로 한국산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유명 스포츠패션브랜드 업체인 K사의 소싱 담당자는 지난해 말 아웃도어 신발 제조업체인 트렉스타를 방문해 한미 FTA가 발효되면 블랙부츠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해줄 것을 요청했다. K사는 8.5~10% 관세가 철폐되면 납품 단가를 3달러 이상 낮출 수 있게 된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현재 양사는 계약의 세부 사항을 협의하고 있다. 트렉스타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웬만한 제품은 중국ㆍ베트남산에 밀려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고가제품만이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한미 FTA 발효를 계기로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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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로 오랫동안 지지부진했던 바이어와의 협상에서 돌파구를 찾은 기업도 있다. 세고스는 지난 10년간 냉장고 제조업체인 G사에 납품해왔지만 지난해의 경우 이렇다 할 납품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세고스의 제품은 중국산과 대만산에 비해 품질은 뛰어났지만 단가가 10% 이상 높은 것이 문제였다. 협상의 물꼬를 튼 것은 한미 FTA 발효였다. 세고스는 한미 FTA 발효로 철폐되는 3.9% 관세만큼 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을 G사 소싱 담당자에게 전했다. 양사는 올 초 연간 300만달러 규모의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자동차용 에어컨부품을 납품하는 A사도 한미 FTA 덕을 톡톡히 봤다. 자동차용 에어컨 제조업체인 V사와 지난 3년간 별다른 성과 없이 협상을 끌어오던 A사는 한미 FTA 발효로 1.4% 관세까지 철폐된다는 소식을 V사에 전했다. V사는 올해 3ㆍ4분기까지 최소 25만달러 이상을 주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재천 KOTRA 시장조사실장은 "중소기업의 FTA 활용 성공사례가 속속 발굴되고 있는 것을 볼 때 FTA 효과가 조기에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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